'올해만 상담 8번' 서이초 교사, 4월부터 보조교사 도움 받았다

      2023.08.01 11:05   수정 : 2023.08.01 11: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2년차 초임교사 A씨(23)가 올해 4월부터 보조교사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1학기 시작부터 특정 학생들의 수업 방해로 A씨는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고 보조교사까지 투입이 이뤄진 것이다.

A씨는 어머니에게도 올해 학생들에 대한 고충을 여러 차례 털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학생들의 수업 방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연필 사건'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극단적 선택한 것으로 추측된다.

1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A씨 학급에는 지난 4월 3일부터 A씨 학급에 기초협력강사가 배치된 정황이 확인된다.

이날 A씨는 울거나 고집, 불안 등 문제 행동을 보이는 B 학생을 교무실로 데려가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교감 선생님은 기초학력협력강사가 배정된 시간이 아닌 경우 교무실로 도움을 요청하라고 안내했다. A씨가 이미 기초학력협력강사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의미다.


같은 달 7일에도 A씨는 문제 행동을 보이는 B 학생을 교무실로 데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교감 선생님은 학습지원튜터(보조교사)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A씨에게 안내했다. 같은 달 14일에는 교실 밖으로 달려 나간 B 학생을 교감 선생님과 기초학력협력강사가 운동장에서 데려오는 일도 있었다.

교육부 지원 사업인 기초학력협력강사, 학습지원튜터는 명칭이 다르지만 모두 보조교사 역할을 담당한다. 본래 목적은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 학급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학교 사정에 따라 정서, 행동 지원이 필요한 학생 지도 관련 도움이 필요한 학급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A씨 유족도 올해 학기 초부터 협력교사가 근무한 점을 고려할 때 A씨가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족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학기 초부터 문제 행동이 있는 학생 2명이 있었고 이로 인해 보조교사가 4월부터 붙었다고 봐야 한다"며 "A씨는 어머니에게 해당 학생들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힘들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3월부터 문제 학생에 대한 상담이 여러 차례 진행된 바 있다. 당시 A씨는 화내고 짜증 내고 막말하는 C 학생에 대해 부장교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C 학생이 가장 힘든 학생을 지칭하는 '금쪽이'가 됐다며 C 학생의 학부모가 이런 얘기를 불편해한다고도 부장교사에게 언급했다. A씨는 올해에만 8차례 업무 관련 상담을 요청했고 이 중 6번이 B, C 학생에 대한 문제였다.

B, C 두 학생이 학기 초부터 말썽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달 이른바 '연필 사건'이 터졌다. D 학생이 E 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두드리다 실랑이가 벌어져 E 학생의 이마가 긁혀 E 학생의 어머니가 C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사건을 대응하며 교감은 '안전공제회' 비용 청구를 안내한 것을 고려할 때 소송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등에 대해 보험사의 역할을 하는 '서울학교안전공제회'는 지난 2020년부터 '교원 안심공제'를 도입해 교사들이 교권 침해 등으로 발생한 분쟁으로 인한 소송·심리치료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윤미숙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육청마다 공제회 지원 범위가 다른데 실제 교원에 대한 지원 내역은 많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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