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부품업체 돈줄 말리는 은행
2023.08.02 18:21
수정 : 2023.08.02 18:21기사원문
1967년 국산차인 현대자동차가 설립된 이래 반세기 이상 이어진 내연기관 부품업체들이 일제히 사양길로 내몰리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산업으로 전환을 앞두고 자동차산업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사상 최대 수출실적' 등 완성차 업계의 세계 시장 질주에 가려져 중소·중견 부품업체들의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 자동차 부품이 3만개에서 1만개로 줄어들고, 이마저도 최근엔 시스템이니 모듈 등의 형태로 묶어서 공급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내연기관차를 만들어온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설자리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들은 자체 역량이 부족해 수십년 만들어온 내연기관 부품을 포기하고 당장 전동화 부품을 만들기도 어렵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지난달 50년 역사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두원정공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을 놓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업체는 디젤연료 분사장치 분야 국내 1위를 달려왔으나, 디젤차 제조가 사양산업이 되면서 임금체불 끝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한 곳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기업 대표는 "정부가 정책자금을 마련했다고 해서 가보면, 해당 사항이 없거나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국제 원자재 값 상승에 환율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수입원가가 치솟은 데다 인건비 상승에 고질적으로 낮은 마진구조 등으로 매출은 늘어도 영업이익은 늘지 않는 기업이 수두룩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5사가 새 역사를 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부품업체는 30.4%(24개사)에 불과했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미래차 전환 특별법이든, 정책자금 융통이든 반세기 자동차산업을 지탱해온 전통 부품업체들에 대한 연착륙 방안이 절실한 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산업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