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없는 삼겹살 먹을 판"… 집중호우에 채소값 2배 치솟아
2023.08.02 18:28
수정 : 2023.08.02 18:28기사원문
■2% 물가에도 채소 값 급등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평균 0.5% 하락했다. 하지만 6월과 비교하면 1.7% 상승했고, 채소류는 7.1%나 올랐다. 특히 폭우에 큰 피해를 입은 상추(82.3%), 시금치(66.9%), 열무(55.3%) 등 시설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일 기준 적상추(상품) 도매가격은 4㎏에 5만9080원으로 1개월 전(2만6160원)과 비교하면 125.8% 올랐다.
같은 기간 시금치(상품) 도매가격은 4㎏에 4만7920원으로 한 달 전(2만2200원)보다 115.9% 상승했다. 오이(다다기 계통·상품) 도매가격은 100개에 6만55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7.0% 비싸다.
김보경 통계청 심의관은 "채소류는 등락이 심해 물가를 세 차례 나눠 조사하는데 마지막 세 번째 조사 때 폭우 영향이 반영돼 등락률이 낮게 나온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폭우 영향이 반영되는 이달에는 물가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8월 무더위 9월 태풍 '변수'
집중호우가 지나갔지만 8월 무더위와 9월 잦은 태풍은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설채소는 폭염으로 작물의 호흡이 왕성해지며 광합성이 감소, 생육이 나빠진다. 높은 온도에 오래 노출되면 작물에 회복이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상추는 주요 출하지인 논산과 익산의 시설 침수피해로 출하가 불가능한 면적이 발생했다. 이에 새로 모종을 심어 출하가 시작되기 전인 9월 초까지 상추 가격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배추, 무도 도매가격이 1년 전보다 낮지만 잦은 강우와 고온다습한 기후로 병해가 확산해 출하량이 줄고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정부는 수급불안이 발생하면 비축 중인 봄배추(8600t)와 무(4500t)를 도매시장에 집중 방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주 원유 값 인상이 확정되면서 오는 10월 우유제품 소비자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먹거리 수요가 늘어나는 휴가철과 추석 등 계절적 요인까지 맞물리면 가격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 같은 흐름에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반적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8, 9월에는 기상여건·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나 10월 이후 다시 안정 흐름을 회복할 전망"이라며 "정부는 물가안정 기조가 안착될 수 있도록 주요 품목 수급·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관리하며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