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조폭이 "너 학교 일진이냐" SNS로 연락..미성년자 끌어들인 방법

      2023.08.04 05:40   수정 : 2023.08.04 05: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조직폭력배(조폭)의 몸에 문신을 새겨주고 거액을 벌어들인 문신 시술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된 가운데 시술을 받은 이들 중 미성년자들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호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문신시술업자 12명에게 시술을 받은 이들 중엔 성인 조폭 뿐 아니라 미성년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최 검사는 "폭력 조직의 손과 발이 되는 역할을 하는 나이는 20~30대 젊은 조폭들"이라며 "최근 이른바 MZ세대 조폭이 늘고 있는 추세다.

범죄와의 전쟁 이후 폭력 조직이 와해되고 (조폭이) 주로 음지에서 활동을 했다. 그런데 최근 조직폭력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한되는 등 수사기관의 범죄 대응 공백을 틈타 MZ세대 조폭들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다시 양지로 나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 검사는 "SNS에는 소위 '스타 조폭'들이 존재한다"라며 "이들은 학생들이 부러워할 만한 외제 차나 이레즈미(일본 전통 문신)를 새기고 명품을 입은 채 찍은 조폭 단합 사진을 올린다"라고 했다.

이어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국제PJ파 조직원이 있었다"라며 "그 스타 조폭이 광주의 한 중학교 3학년 일진 학생 2명에게 '네가 학교 일진이냐', '싸움 좀 하냐'면서 연락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조직으로 포섭하려는 걸 알고 영광이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진 학생들의 학교 앞에서 멋진 외제 차에 태운 뒤에 근처 카페에서 면접을 봤다고 한다"라며 "면접을 통과하면 조직 가입 승인이 떨어진다. 그 중학생 일진 2명은 그렇게 국제PJ파에 가입했다"라고 덧붙였다.

최 검사는 또 "(조폭들이 미성년자들에게) 100만원 상당의 고급 맞춤 양복을 해주고, 술도 사주고, 외제 차도 태워준다. 어른들의 유흥을 즐기게 해주면서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키운다"라며 "청소년들이 SNS에서 공개된 조폭들의 허황된 삶을 동경하고 추앙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MZ세대 조폭은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 13일~7월 12일 4개월간 조직 폭력 범죄 특별 단속으로 1589명을 검거했는데, 이들 중 30대 이하가 919명으로 57.8%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10대 75명(4.7%) △20대 402명(25.2%) △30대 442명(27.9명) 등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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