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초전도체…테마주가 뒤흔드는 증시
2023.08.03 18:32
수정 : 2023.08.03 18:32기사원문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가 상승률 1~7위를 모두 초전도체 테마주가 차지했다. 서남(119.60%)과 덕성(119.23%), 덕성우선주(109.27%)가 세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모비스(87.23%), 서원(72.76%), 파워로직스(68.79%), 신성델타테크(67.00%) 등도 급등세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서남과 덕성, 덕성우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이들 종목은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된다. 초전도체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모든 전기저항을 상실하는 물질이다. 초고속 컴퓨터, 자기부상열차,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선 개발 등에 활용된다. 지난달 22일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초전도체 'LK-99'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2차전지에 쏠렸던 수급도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화되는 양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테마주의 시가총액이 2차전지 관련주보다 작지만 수급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초전도체 테마가 급등한 지난 5거래일 동안 2차전지 주요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8.71% 하락했다.
그러나 '실체가 있는 움직임이냐'는 질문에는 모두 고개를 가로젓는다. 증권사 스몰캡(소형주)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 "잘 모르겠다" "스쳐 지나가는 테마주"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플라스틱 합성피혁 제조업체인 덕성은 초전도체와 관련성이 지극히 적다. 모비스는 초전도 코일을 이용한 핵융합 제어장치를 생산, 초전도체 관련주로 분류되나 올해 1·4분기 매출에서 핵융합 제어장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17%(약 10억원)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시하는 이유다. 증시에서 특정 업종과 테마에 돈이 몰릴 경우 작은 충격에도 변동성이 극심해질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기존의 주도주가 많이 올라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돈은 많고 갈 데가 없으니 작은 빌미만 있어도 자금이 몰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에 신중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진다. 이날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서남은 올해 1·4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테마주의) 상승세는 기대감에 의존한 것으로, 실망감으로 변할 경우 강한 하락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