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매년 10만명 희망하지만 실제 기증은 0.001%
2023.08.03 18:47
수정 : 2023.08.04 09:08기사원문
장씨처럼 장기기증 희망하는 사람은 매년 10만명 정도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최종적으로 장기기증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사망 시점에 가족이 반대하면 본인의 희망에도 장기기증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3일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장기기증희망 건수는 올해 6월 기준 276만5864건이다. 올해 1~6월에도 7만3449건 신규로 장기기증을 희망했다. 현재의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지난해 연간 신규 장기기증희망 건수인 13만4536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가 4만9724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장기기증 희망자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문제는 희망자가 많다고 하더라도 실제 장기이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다는 점이다. 실제 연간 장기이식은 4000~5000건에 그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뇌사추정자 가운데 장기기증 희망 등록 한 사람은 72명이었으며 34명만이 기증했다.
이는 국내법상 규정 때문이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22조에 따르면 뇌사자와 사망자 본인이 사전에 장기 등 적출에 동의를 했더라도 가족 또는 유족이 명시적으로 거부할 경우 장기이식이 불가능하다.
이명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현장에서 본인은 동의를 했는데 가족들이 동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희망 등록자 중에서 장기 기증하신 분들은 거의 0.001%에 가까울 정도로 소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동엽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상임이사는 "법에 따라 선순위 가족 한분이 동의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배우자 한명의 동의만 받는다고 한다면 다른 가족들의 의사도 있어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렵다"며 "인식 개선이 돼서 장기 기증 희망등록자가 함께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0년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예지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으나 보건복지위원회 심사에서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