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났어요. 오지마세요"..서현역 흉기난동 목격자들도 큰 충격

      2023.08.04 04:00   수정 : 2023.08.04 13: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소리 지르고 방방 뛰어다니면서 사람을 찔렀다”

“뛰어다닐 때에는 마치 신나 보였다”

“여긴 정말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이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목격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주체하지 못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흉기 난동 피의자 최모(23)씨는 흉기를 휘두르기 전 모닝 차량을 몰고 서현역 앞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았다. 이후 최씨는 차량을 역사 앞에 세워둔 채 오후 5시55분쯤 백화점으로 향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특히 당시는 퇴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지하철역에 몰린 상황이어서 행인들이 많았고, 그래서 인명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서현역과 연결된 서현AK프라자를 방문했던 주민 문모씨(44)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피의자가 1층에 차를 대고 지하 1층 내려와서 두 명을 찌르고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뒤 육교에서 사람을 또 찔렀다”며 “소리 지르고 방방 뛰어다니면서 흉기를 휘둘러대는 모습이 누가 보면 신나서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AK플라자 백화점 입구의 한 의류 매장 직원이라는 20대 A씨는 “난동을 피해 여러 명이 도망치는 걸 봤다”며 “오후 6시8분쯤 백화점에서 100명 정도 되는 사람이 우르르 뛰쳐나오기에 한 여성분 손을 잡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칼부림 났어요’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현AK프라자에서 근무하는 차씨는 이날 오후 6시쯤 퇴근하다가 흉기 난동 사건 소식을 들었다.

그는 “퇴근하다가 갑자기 소란스럽고 쿵쾅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며 “(놀라서) 9층까지 도망갔다”고 설명했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를 다수 목격했다는 20대 여성 A씨는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제 눈 앞에서 벌어지니까 무섭다는 마음보다는 화가 먼저 났다”며 “옷이 피로 물든 피해자들이 여기저기에 누워 있고 목격자들이 저마다 신고를 하고 있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대피하라고 말하는 데도 ‘딸이 저기 있는데 어떻게 대피하느냐’고 말하는 피해자 부모도 있었다”며 “현장 상황은 모두가 어찌할 줄 몰라 어수선했고 사람들이 매우 많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사건 발생 직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졌다고 알렸다. C씨는 트위터에 바닥이 혈흔이 묻어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서현역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밖에 있는 분들은 나오지 말라”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적잖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적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후 6시쯤 피의자 최모씨가 서현역AK플라자 여러층을 오가며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애초 최모씨는 자동차를 타고 인도로 돌진해 시민들을 치었고, 이후 차에서 내려 쇼핑몰로 이동한 뒤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최씨의 연속 범행으로 피해를 피해를 본 부상자는 교통사고 5명, 흉기 피해 9명 등 모두 14명이다.

또 다른 교통사고 피해자 2명은 각각 머리와 무릎을 다쳐 치료받았다. 나머지 1명은 가벼운 부상으로 현장에서 처치받았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20대 여성과 60대 여성이 중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 6시5분께 최씨를 발견해 현행범 체포했다. 최씨는 ‘불상의 집단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고 진술하는 등 횡설수설하며 피해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현병 등 정신병력을 확인 중이다.


경찰은 최씨의 정신 병력을 확인하고 있다. 마약 간이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경찰은 그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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