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수급자지만 이재민들에게 위로가 됐으면"..익명의 어르신이 전한 값진 봉투

      2023.08.04 09:37   수정 : 2023.08.04 09: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집중 호우로 전국 곳곳에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어르신이 수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익명으로 수해금을 전달한 사연이 공개됐다.

4일 부산 북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70대 기초생활수급자 A씨가 덕천3동 행정복지센터에 '수해금'이라고 적은 흰 봉투를 익명으로 전달했다. 수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건넨 봉투 안에는 현금 3만원이 들어 있었다.



A씨는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나도 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수급자이지만 집도 잃고 다 잃게 된 사람들을 보니까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며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수해를 입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부 의사를 밝혔다.

A씨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 줘서 감사하다"며 "기부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잘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수해 지역 주민들을 도우려는 기초생활 수급자 어르신들의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 관내 거주자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김모(85)할아버지는 수년간 생계급여를 아끼고 공병을 수집하며 마련한 5만원권 지폐 100여장이 든 수해금 봉투를 전달했다.
기초생활 수급자 최정순(75) 할머니는 자신의 고향인 경북지역 등 호우 피해를 입은 지역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최근 서울 강서구 방화3동 주민센터에 성금 700만원을 전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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