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호신용품 살래" 잇따른 흉기난동 사건에 호신용품 찾는 사람들
2023.08.04 15:57
수정 : 2023.08.04 15: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불안해서 삼단봉이라도 사야 하나 고민했습니다"(33세 남성 강씨)
서울 신림동 번화가에서 대낮에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으로 호신용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평범한 일상 속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호신용품 수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성남시 분당구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살인 예고 글까지 잇따르며 호신용품 수요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1일 이후 11번가, G마켓 등 주요 이커머스의 호신용품 판매가 일제히 늘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벌인 '묻지마' 범행에 후추 스프레이, 삼단봉, 전기 충격기 등을 찾는 수요로 이어진 것이다.
11번가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호신용품 거래액은 직전 일주일과 비교해 219%, 전년 동기 대비 204% 뛰었다.
G마켓 호신용품 판매량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열흘간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긴급 상황을 알릴 수 있는 호루라기 판매량 역시 덩달아 49% 늘었다.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호신용품은 여성보다 남성들이 더 많이 찾았다. G마켓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호신용품 판매 신장률을 성별로 집계한 결과를 보면, 남성(224%)이 여성(105%)보다 호신용품을 더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을 벌인 조선(33)이 휘두른 흉기에 다치거나 숨진 피해자들이 모두 조씨와 일면식이 없었던 남성이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호신용품 구매 행렬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흉기난동 사건이 잇따르는 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살인 예고 글'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어서다.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에 이어 지난 3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최모씨가 시민들을 상대로 휘두른 흉기에 백화점에 있던 9명이 다쳤다. 전날 오후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내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을 죽일 거다", "내일 밤 10시에 칼부림 예정입니다" 등의 협박 글이 올라오면서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한편 롯데물산은 '잠실역 협박 글' 게재 후 롯데월드타워 보안 및 대테러 인력 80여명을 동원해 외부 순찰을 강화하는 등 자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