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못 버틴다"..잼버리 외국인 참가자 출국 행렬 '코로나도 덮쳤다'

      2023.08.04 13:27   수정 : 2023.08.04 13: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열악한 환경 등으로 준비 미흡 논란이 불거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지 내 코로나19 확진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부 참가자는 야영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개막 이후 전날까지 야영장에서 코로나19 환자 28명이 발생했다.

내국인 확진자는 귀가 조처, 외국인은 임시생활시설(김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로 이송됐다.

열악한 영내 사정과 대회 내내 이어진 폭염 탓에 일부 스카우트 대원들은 야영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퇴소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는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우려했던 단체 퇴소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벨기에 출신 참가자 16세 A양은 “두통이 심해서 함께 한국으로 온 엄마를 불러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출신 운영요원인 B(19)양도 “등이 아프고 어지럼증이 심하다”며 함께 온 친구와 함께 이날 밤 야영장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새만금 잼버리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면서 정부도 비상대응에 돌입했지만 ‘극한 폭염’과 주최 측의 부실 운영 등으로 중도 포기하고 출국하려는 참가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인근의 한 택시기사는 “잼버리에서 50분 거리 기차역으로 가는 외국인만 하루에 네 번 태웠다”며 “모두 몸이 안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종합상황실에서는 중도 포기자를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 온 운영요원 C(19)씨는 “2019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서밋 벡텔 국립공원에서 열린 잼버리에 스카우터로 참가했었다”며 “미국과 비교해 새만금 잼버리는 도로와 길이 좁고, 벌레 약도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야영장 바닥이 진흙화돼 습하고 체감온도가 너무 높다”며 “대회 운영이 정말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4일 새만금 잼버리 공식 SNS에는 주최 측의 부실 운영을 비판하는 참가자와 시민들의 댓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장마로 인한 폭우에 침수된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과 관련한 밈이 여럿 올라왔다.

한 해외 네티즌은 무인도 탈출기를 다룬 영화 ‘캐스트 어웨이’ 주인공이 바다가 아닌 야영장 팔레트 위에서 표류하는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다. 영화에서 ‘윌슨’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배구공도 주인공 옆에 떠 있었다.

폭염과 관련한 밈도 많았다. 더위에 지친 백골이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은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야영장에서 메말라가는 대원을 형상화한 이미지였다.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한국의 우수한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대회 전만 해도 6000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7월 말부터 이어진 폭염 속에 개막 직후부터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화장실·샤워시설 등 열악한 시설에 먹거리 부족, 바가지 문제까지 불거지며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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