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게임기 준다"에 수천명 몰려 뉴욕 한복판서 대규모 폭동
2023.08.06 10:07
수정 : 2023.08.06 10: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 중심지 맨해튼에서 “게임기를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의 발언 때문에 수천명이 몰려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한바탕 소통이 일어났다.
5일 CNN 등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인 4일(현지 시각) 오후 맨해튼 유니언 광장에 군중 2000여명이 몰리면서 큰 혼란이 벌어졌다. 이 일대는 뉴욕에서 가장 붐비는 장소 중 하나다.
뉴욕경찰(NYPD)은 이날 인플루언서 카이 세낫(21)을 폭동 및 불법 집회를 선동한 혐의로 기소했다.
유튜버이자 트위치의 유명 스트리머 세낫은 지난 2일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4일 오후 4시 유니언광장에서 질문에 답하면 선물을 주겠다”라며 인기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5(PS5) 300대 등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이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퍼지면서 당일 오후 3시쯤부터 사람들이 공원에 모이기 시작했다고 뉴욕 경찰이 전했다.
경찰은 “몇 분 만에 사람들이 수백명에서 수천명으로 늘어났다”며 “공원과 주변 거리가 사람들로 넘쳐나 차량과 보행자 통행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곧 뉴욕경찰은 최고 수준의 재난 대응인 ‘레벨4’를 발령했다.
게임기를 받기 위해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사람들은 서로 주먹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펼쳐졌다. 도를 넘어선 폭력이 이어지면서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고 CBS가 전했다.
결국 세낫은 게임기 증정을 포기했고, 일부 흥분한 참가자들이 세낫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자동차에 올라서거나 매달리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인근에 있던 또 다른 참가자들은 몸싸움을 벌여 이 일대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수천명의 뉴욕 시민들이 사건이 있었던 유니언 광장에 몰려들어 출동한 경찰을 향해 돌과 유리병 등을 던졌고 이들을 제어하려는 경찰들과 충돌이 이어졌다.
당시 흥분한 주민들은 현장에 주정차된 경찰차를 습격해 자동차를 부수는 등의 과격 행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사건 현장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는 흥분한 참가자들이 공원 시설물 위에 올라가 고함을 지르며 난동을 부리는 모습이었다. 또 일부는 운행 중인 시내 버스에 뛰어들어 멈춰 세운 뒤 올라타려는 등의 위험천만한 행태를 보였다.
경찰은 “공원에 모인 사람들이 경찰과 시민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했다”며 “일부 사람들은 건설 현장에서 삽, 도끼 등을 가져와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를 제지하려던 일부 경찰관들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30명의 청소년을 포함해 총 6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세낫이 집회 사실을 알리지 않고, 허가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낫은 트위치 팔로워 650만명, 유튜브 팔로워 400만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로 ‘2023 스트리머 어워드’에서 올해의 스트리머로 선정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