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차로 여름휴가 간다면...“기름은 채우고 떠나요”
2023.08.07 05:00
수정 : 2023.08.07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올해 자차로 제주도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한 A씨는 최근 기름값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전국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모두 오르고 있는 데다 제주도 지역 기름값이 서울을 제외하고 제일 비쌌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여행을 가기 전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가기로 결심했다.
최근 국내 기름값이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제외하면 제주도 지역 평균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제일 낮은 지역과의 차이는 휘발유의 경우 L당 78원, 경유는 85원 이상이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기름값이 당분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차이가 더 벌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7월 9~8월 5일 전국 기름값 전수조사...서울 1위, 제주 2위
7일 파이낸셜뉴스가 기름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지난달 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제일 높은 곳은 서울(L당 1682원), 2위는 제주도(1656.2원)로 확인됐다.
휘발유가 가장 저렴한 지역인 울산 내 평균 가격 1577.6원과 비교하면 서울은 L당 104.4원, 제주도는 78.6원 비싸다. 기름통이 60L인 중형차에 가득 주유를 한다고 가정하면 울산과 서울에서는 평균 6200원 가량, 울산과 제주도에서는 4700원 가량 차이 나는 것이다.
경유도 마찬가지다. 전국 경유 가격이 상승 전환한 7월 14일부터 이달 5일까지 데이터를 보면 서울이 L당 1538원으로 제일 비싸고 제주도가 1482.3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역시 가장 저렴한 울산 지역(L당 1396.5원)과 비교하면 서울은 L당 141.5원, 제주도는 85.8원 값이 더 나간다. 똑같이 60L인 중형차를 예시로 들면 울산-서울에서는 8400원, 제주도에서는 5100원 가량 차이 나는 셈이다.
제주 기름값 전국 2위, 대리점 적어서?..."구조 변하지 않았을 것"
이처럼 제주 지역 기름값이 전국 최상위권인 이유는 대리점이 육지 대비 소수만 존재해 가격 경쟁이 크게 벌어지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사단법인 E컨슈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은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서혜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박사는 “올해 데이터를 아직 전체적으로 분석해보지는 않았지만, 구조 자체가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제주도를 방문하는 시민들의 수가 꾸준히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김포~제주 노선을 이용한 승객은 올해 4월 133만명, 5월 141만명, 6월 137만8000명, 7월 23일 기준 95만2000여명이다. 항공업계는 7월 말~8월 초 성수기 때 제주도 방문객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 B씨는 “제주도와 다른 지역 기름값이 이 정도로 차이 나는 줄 몰랐다”며 “자차로 제주도에 갈 경우, 가는 길에 있는 주유소 중 가장 저렴한 곳에 들러 기름을 가득 채워 갈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