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한 사람이 살도 더 잘 뺀다?...뇌 분석해본 과학자들 “사실이다”
2023.08.09 04:09
수정 : 2023.08.09 09:24기사원문
비만일수록 뇌속에 있는 시상하부 크기 더 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스테파니 브라운 교수의 연구팀은 1351명의 뇌 MRI 사진을 분석한 결과 과체중이거나 비만일수록 시상하부(hypothalamus)의 크기가 더 크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들의 경우 시상하부 중에서도 세 부위의 크기가 더 컸다고 밝혔는데, 이 부위는 위장으로부터 ‘배부르다. 그만 먹어야 한다’는 신호를 받는 등 식욕 조절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해당 부위가 커지면 위장으로부터 적절한 ‘배부름’ 신호를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과체중일수록 살을 빼는 것이 더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 교수는 “해당 연구는 과체중이거나 비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우리 뇌가 다이어트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상하부 클수록 '배부르다' 신호 늦게 보내 더 많이 먹어
해당 연구에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들의 시상하부가 더 큰 직접적인 이유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염증’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과거 동물 연구에서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시상하부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혀진 바 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해당 동물 연구 결과가 사람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면 식욕과 비만 사이에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시상하부의 크기가 커지고, 시상하부가 커질수록 더 많이 먹는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데일리메일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해당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나온 적이 없다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18세부터 40세 성인을 대상으로 뇌 MRI 사진을 분석했다. 시상하부는 평균적으로 아몬드만한 크기를 가지고 있어 일반적인 MRI로 관찰하기 어려우나, 연구팀은 각기 다른 세포 종류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첨단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시상하부를 관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