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새만금… "짧아진 야영 아쉽지만 새로운 일정 기대"
2023.08.08 18:24
수정 : 2023.08.08 18:53기사원문
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캠프에서 조기철수한 56개국 3만6000여명의 스카우트들의 얼굴은 아쉬움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이날 오전 부안 새만금 야영지에는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국 대피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국가별로 정해진 장소로 집결했다. 그동안 사용한 텐트와 영지를 정리하고 자신의 배낭을 꾸렸다.
대회 시작 이후 대원들을 괴롭힌 날씨는 이날도 무더웠다. 하지만 '비상 대피'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게 대원들은 느긋한 모습이었다. 일부는 잔디밭에 누워 휴식을 취했고, 일부는 생수병 세우기 놀이를 하며 무료한 대기시간을 보냈다. 영지에는 이들을 수송하기 위한 대형버스가 속속 도착했고, 버스마다 각국 국기를 부착해 탑승 혼란을 줄였다. 하늘에는 안전 이동을 위한 경찰 헬기가 돌고 있었다.
호주에서 왔다는 한 스카우트 대원은 "덥고 힘들었지만 야영을 마치고 싶었는데 태풍 때문에 이동하게 돼 무척 아쉽다. 남은 기간 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한다.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대만 대원들을 태운 첫 버스를 시작으로 1014대의 버스 이동이 시작됐다. 버스는 국가별로 나눴고, 숙소 도착 시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요원이 배치됐다. 이들 버스 보호를 위해 경찰 헬기 4대와 273대의 순찰차가 에스코트에 동원됐다.
갑작스런 대피 상황에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운 모습도 있었다. 대원들이 집결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정보가 다른지 어디로 가야할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언쟁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날부터 새만금 야영지를 떠나는 인원은 156개국 3만6554명이다. 앞서 지난 5일부터 영국(4500여명)과 미국(1000여명)이 현장에서 철수한 뒤 남은 인원이다.
대부분 친절하고 해맑아 보였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원도 있었다. 자신의 목적지를 찾는 버스기사가 차를 세우고 내려 어디에서 대기해야 하는지 물었지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
야영지에서 인천으로 이동하는 한 버스기사는 "어젯밤 긴급히 전화를 받고 버스를 배차해서 왔다. 호주 친구들을 태워야 한다고 들었는데 정확히 어디서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모처에서 대기하라고 했는데 정확한 장소를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에 따르면 대원들은 서울 17개 숙소에 8개국(3133명), 경기 64개 숙소에 88개국(1만3568명), 인천 8개 숙소에 27개국(3257명), 대전 6개 숙소에 2개국(1355명), 세종 3개 숙소에 2개국(716명), 충북 7개 숙소 3개국(2710명), 충남 18개 숙소에 18개(6274명), 전북 5개 숙소에 10개국(5541명)이 이동한다.
전날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새만금 철수 발표 뒤 단 하루 만에 우리 정부는 새롭게 머물 숙소를 전국 곳곳에 신속히 마련했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묵을 숙소 중 가장 많은 곳은 대학 기숙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부 기관과 공공기관 연수원, 기업체와 금용기관 연수원, 종교시설 연수시설 등도 포함됐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