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공유 8개국, 14년 만에 정상회의 '삼림 벌채 막아야'

      2023.08.09 12:42   수정 : 2023.08.09 12: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아마존 열대우림을 공유하는 남미 국가들이 약 14년 만에 다시 모여 삼림보호를 논의했다. 이들은 아마존을 보존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했으나 벌채 금지 시기나 석유 탐사 등 경제적인 이익과 직결된 문제에는 이견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마존을 공유하는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를 포함하는 아마존협력조약기구(ACTO)는 8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파라주 벨렝에서 이틀 일정으로 정상회의를 열었다.

14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볼리비아, 페루의 정상이 참석했으며 다른 국가에서는 총리 및 장관급 인사가 참여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8일 개막사에서 “아마존 보호 협력을 재개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마존 보존은 우리 시대의 도전이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 대처에서부터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의제에서 열대우림 국가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는 동시에 환경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결합할 수 있는 아마존 개발 방안, ACTO 회원국 연대, 전 세계 열대우림 국가의 입지 강화 등을 회의 주제로 제시했다.


아마존 열대 우림은 브라질과 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분포하며 넓이만 한반도의 약 31배인 691만5000㎢에 달한다.

ACTO는 프랑스령 기아나를 제외한 8개국이 1978년 7월 3일 아마존협력조약(ACT)에 서명한 뒤 17년 만인 1995년 창설했다. 2002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상설 사무국을 설치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마지막 정상회의는 14년 전인 2009년에 열렸으며 당시 대통령이었던 룰라를 포함해 프랑스 정상도 참여했다. 프랑스는 이번 회의에 브라질 주재 대사를 보냈다.

지난해 다시 대통령 자리에 오른 룰라는 아마존 보존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2030년까지 아마존 삼림 벌채를 완전해 끝내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번 회의 공동 선언문에는 담지 못했다. ACTO 정상들은 8일 회의에서 아마존의 지속 가능한 개발 촉진과 불법 삼림 벌채 종식, 환경 파괴를 부추기는 조직범죄 척결 등을 위한 로드맵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을 아마존 지역 국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ACTO 회원국 노력에 비례한 부채 탕감을 선진국에 요구하기도 했다.

브라질 매체 G1은 ACTO 회원국들이 전체 회의 종료 전 이른바 '벨렝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선언에는 불법 금 채굴 중단과 국경 지대 환경 범죄 억제를 위한 협력 강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G1은 ACTO 회원국들이 아마존 내 신규 석유 탐사 금지 정책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장 밖에서는 아마존 원주민과 환경운동가들이 '2025년까지 아마존 80% 보호' 등의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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