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마약범 공소장 범죄날짜 특정 못해도 방어권 침해 아냐"

      2023.08.09 17:57   수정 : 2023.08.09 17:57기사원문
마약 소지 범죄 특성을 감안해 공소장에 정확한 범죄 일시 등이 특정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대마)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필로폰을 소지·수수·투약하거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A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과 40시간의 약물치료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동종 범죄로 수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다 누범기간에 범행을 다시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A씨는 그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2021년 11월 하순 대구의 한 모텔에서 필로폰 불상량을 소지했다'는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일시와 장소에 필로폰을 소지하지도 않았거니와, '11월 하순'이라며 두루뭉실하게 표현된 공소사실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에는 검사가 공소장에 공소사실을 적을 때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해 사실이 특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정확한 날짜 등이 공소장에 명시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마약류 소지 범죄의 특성에 비춰 그 범죄 일시를 일정한 시점으로 특정하기 하기 곤란해, 부득이하게 개괄적으로 표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이어 "다소 개괄적으로 표시돼 있으나 범행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제보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 그 일시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일시가 비록 구체적으로 적시되지는 않았더라도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을 정도라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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