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때문에 출근 못해요" 10분거리 알바생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2023.08.10 16:53
수정 : 2023.08.11 08: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부산 지역에는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쏟아져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 가운데 부산의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출근을 못 하겠다"며 점주에게 통보한 사연이 공개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매장에서 10분 거리인데" 아침에 출근불가 통보받은 사장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MLB파크에 '태풍이라서 출근 못한다고 통보한 직원, 제가 이상한 걸까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부산에서 카페를 운영한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아르바이트생은 매장에서 도보로 10여 분 정도 거리를 걸어 다니는데 아침에 문자를 받았다"며 운을 뗐다.
A씨는 "요즘은 이렇게도 출근 불가 메시지를 보내는구나 싶다가도 제가 근로자를 고용한 고용주인데 제가 판단해서 출근하지 마라 또는 직원이 '오늘 태풍 심한데 출근하는 게 맞을까요?' 라고 물어봤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에 아침부터 조금은 혼란스럽다"고 토로하며 아르바이트생에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태풍상황 심하지 않았는데.. "푹 쉬고 오라는게 맞겠죠?"
A씨가 공개한 메시지에는 "사장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태풍이 너무 심해서 오늘 출근 못 할 것 같다. 나가려고 했는데 이 비를 뚫고 갈 자신이 없다.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통보를 안 한 건 태풍 상황이 뉴스처럼 심하지 않았고, 나도 고민했다"며 "그냥 오늘 푹 쉬고 내일 잘 출근하라고 답장 보내는 게 맞겠죠?"라고 덧붙였다.
"개념 없다" vs. "사장이 먼저 오지 말라고했어야" 갑론을박
A씨의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태풍에 도보 10분 거리면 위험할 수도 있지만 전화를 했어야 했다", "태풍은 예정된 상황이었는데 자기 맘대로 출근 안 하겠다고 통보하고 회사에 피해 주는 건 개념 없는 행동", "통보가 아니고 상의해야 하는 게 기본 아니냐" 등의 의견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태풍이 거세지는 와중에 출근을 하기 힘들었던 아르바이트 생의 입장도 이해된다", "이러기 전에 사장이 먼저 오지 말라고 연락해 줬어야 한다", "부산이면 쉬는 게 맞다. 사장이 미리 말해줬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이에 A씨는 "먼저 통보를 하지 않은 건 태풍 상황이 뉴스처럼 심하지 않아 (아르바이트생에 통보를 할지말지) 고민했다"며 "아침에 제가 그렇게 먼저 보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도 제 위치에서는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10시 제6호 태풍 '카눈'이 부산에 최근접해 통과했다. 이로 인해 부산에는 초속 30m 안팎의 강풍과 시간당 40㎜ 안팎의 물 폭탄이 쏟아져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