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버스' PD "넷플릭스 1위 기뻐, '이게 뭐냐' 반응도 소중해" ①

      2023.08.11 14:54   수정 : 2023.08.11 14:54기사원문
넷플릭스 좀비버스 제공


넷플릭스 좀비버스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좀비버스'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좀비버스'를 연출한 박진경, 문상돈PD는 11일 오후1시 서울 삼청동에서 공개 기념 인터뷰를 갖고 프로그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좀비'와 '유니버스'라는 단어를 조합해 좀비가 가득한 세상이라는 의미를 가진 제목의 '좀비버스'로, 좀비가 나타난 서울 그리고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3일간의 생존 이야기를 담았다.

공개 3일 만인 11일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화제성과 시청 반응을 얻고 있다.
'마이리틀텔레비전' '두니아' '개미는 뚠뚠' 등 참신한 소재와 전개 방식의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인 박진경 PD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선보인 문상돈 PD가 '좀비버스'로 의기투합해 새로운 재미를 안기고 있다.

-반응을 어떻게 확인하고 있나.

▶(박진경)국내 톱 10 중에 1위를 해서 내부 피드백은 더할 수 없이 좋다. 처음 공개된 시점에 저희도 이제 겨우 3일 지난 거 같다. 하루 하루 외부 피드백이 달라지는 게 재미있다. 저희는 감히 새로운 장르라고 생각할 정도로 새로운 시도를 한 거다. 첫날에는 거의 반반 정도로 '이게 대체 뭐냐' 반응이 있었다. 그런 비율이 조금씩 네이버 지면이나 트위터 검색 결과가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다. 우리는 외국에 공개하는 건 처음이어서 외국 반응이 궁금했다. 외국 리뷰 사이트에서 점수가 이렇게 낮은 예능 프로그램은 처음 봤다. (웃음) 한국처럼 이렇게 다양한 예능 작업을 하는 나라가 없는 것 같다. 한국 시청자분들도 받아들이는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는데, 외국 시청자들은 예상했던대로 '이게 도대체 뭐냐'라는 반응이 많다. 외국 시청자도 설득이 될까. 그냥 기괴한 작품으로 남을까, 그게 좀 궁금하다. 이번에 플릭스 패트롤 순위가 있던데 오픈효과인지 추이가 유지될지 궁금하다.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평소에 우리나라 예능을 즐겨본 나라에서는 순위가 높다고 하더라. 숏폼 아니면 데이팅쇼 장르가 많은데 '좀비버스' 같은 예능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박진경 CP의 전작 '두니아'와 닮아있다는 반응이 많은데.

▶(박진경) 그 프로그램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시도를 많이 한 예능이다. 방송에서 바로 문자 투표를 받고 이원으로 진행한 경우도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는 지상파라는 플랫폼 안에서 해볼 수 있는 걸 거의 다 해본 느낌이었다면 얻은 교훈도 많았다. 같은 PD가 제작한 것이니까 기본적인 개그코드나 어떤 걸 웃기려고 하는 지 닮아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후로 (좀비버스에서는) 많이 바꾸려고 했다. 공룡보다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상황을 두었다. 좀비도 비현실적인 존재이지만 워낙 콘텐츠가 많아서 부연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두니아' 때는 대본이 있고 (출연자에게) 연기를 주문했다. 화면 구성도 드라마와 예능을 구분해서 진행했다. 시청자들이 이걸 이해하기 쉽지 않겠다 싶어서, (좀비버스에서는) 헷갈리더라도 일관성있는 구성을 해보려고 했다.

-처음에 출연자가 몰입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웃겨야 한다는 강박도 있을 거고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문상돈) 우리는 롤(역할)을 준 적이 없다. 인간 노홍철 인간 박나래로 들어온 거다. 롤이 없으니까 더 자기 모습이 나온 거다. 판을 깨거나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극중에 몰입해 있어서 그런 게 가능한 것 같다. 좀비물은 누군가 죽어 나가고 극한 과몰입을 해야 하고 그런 게 있는데 그 포인트만 살짝 넘어가면 좀비와 코미디 이런 걸 조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인데 우리 의도가 좀 덜 전달이 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박진경) 이번에는 좀비를 주제로한 극 형태의 드라마다. 예능에서는 흔하지 않더라. 좀비를 가지고 리얼리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이 불가능하더라. 오히려 그걸 이용해서 웃음을 끌어내려고 한 게 있다. 덱스가 줄을 타고 내려가는 걸 좀비가 오히려 놀라서 입을 벌리고 쳐다보는 모습이나 범퍼카를 조종하는 좀비나 그런 장면이다. 좀비가 가상의 존재를 표현하고 있지만 저들도 사람이다? 라는 느낌으로 웃음을 주려고 했다. 피드백을 보면 그 부분은 예외없이 웃음이 터지는 것 같다. 피드백이 이렇게 다양하게 나오는 프로그램은 저도 처음인 것 같다. 이런 걸 좀 잘 살펴봐서 나중에 반영하고 싶다. '두니아' 때는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피드백을 많이 못 얻었다. 이번에는 욕하는 반응도 너무 소중하다.

-리얼리티와 상황극이 나오는데 제작진이 의도한 부분은 무엇인가.

▶(박진경) 좀비와 리얼리티는 절대 어울릴 수 없다. 제작발표회 때도 강조한 것이 인간을 극한 상황에 떨어트려놓고 리얼리티쇼면 서로 욕하고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주고 시청자는 욕하기도 하는, 그런 날것의 느낌을 살려서 가는 쇼다. 우리는 좀비를 주제로 한 코미디 버라이어티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리얼 버라이어티라고 칭하는 것도 당연히 기본 구성이 있다. 예전에 '무한도전' 대본 유출 됐다는 글을 보면 대본과 결과물은 다르지 않나. 우리가 주는 건 '너희는 여기서 사고가 났고 여기서 깨어나면 좀비가 있을거야' 정도의 상황이다. 그 이후 대본이나 연기는 하나도 주문한 게 없다. 편집 과정에서 극처럼 보이게 의도한 것은 있지만.

-예측한 상황과 다른 결과가 나온 순간은.

▶(문상돈) 시뮬레이션을 하면 리허설을 통해서 좀비가 어떻게 움직일지 설정한다. 사람들이 누구는 죽고 누구는 오래 가나 그렇게 말하는데 우리도 설정이 있었다. 살짝 물리면 데미지 정도고 심각하면 다르거고 그런 차이다. 예를 들어서 뭔가 마트에서 주워오려고 할 때 덱스가 이거 어디에 담을 거냐면서 가방을 중요하게 말하는데 그건 우리가 의도한 것과 다른 변수로 작용한 거다. 변수가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어서 매순간 긴장을 하고 있다.

▶(박진경) 회자되는 장면 중에 덱스가 바닥에 있는 츠키를 잡으려고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장면이 있다. 8미터 정도 된다. 그건 저희가 그렇게 하라고 만든 설정이 아니다. 우리는 위에 있는 사람이 겁쟁이처럼 지켜보다가 아래 있는 사람이 좀비에 물리는 걸 생각했는데 덱스가 그걸 잡고 내려가더라. 우리는 덱스가 죽는구나 했는데 그걸 타고 올라 가더라. 좀비 배우들도 '시나리오에 없던 건데' 하고 쳐다 보는 거다. 이런 게 예상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좀비물의 특성상 임팩트를 주려면 출연자가 죽어 나가야 하는데, 그게 마음 같이 안 됐다. 덱스에게는 '그림 나왔다'라고 했지만 예상 시나리오와 달라져서 우리가 준비한 계획도 수정했다.


또 하나 재미있는게 마을회관의 장례식장에 참석해서 술을 먹고 잠드는 신이 있는데 진짜로 실제로 술을 많이 먹어서 잠이 들어버린 거다. 이시영씨는 2분만에 잠들고 노홍철씨고 5분만에 코를 골더라.

<【N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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