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보상해주는 '이 보험', 미리 가입해두세요

[파이낸셜뉴스] 지난 10일 한반도에 상륙했던 제6호 태풍 '카눈'이 각종 시설·농작물에 피해를 입힌 가운데 풍수해보험과 농작물재해보험의 가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해당 보험들의 경우 이미 진행 중인 태풍으로 인한 손해를 보장하지 않고, 태풍이 우리나라에 가까이 진입했을 경우 가입 자체가 불가능해 재해가 닥치기 전 미리 가입해야 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급격한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풍수해보험과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풍수해보험은 행정안전부가 관장하고 민영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이다. 보험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의 일부를 국가 및 지자체에서 보조하는데, 이때 정부는 보험료의 70~100%를 지원한다.

현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7개 손해보험사가 풍수해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가입대상 시설물은 주택과 온실(비닐하우스 포함), 소상공인의 상가·공장 등이며 대상재해는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지진 및 지진해일 등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체 풍수해보험 주택 가입률은 30.6%, 온실 가입률은 17.7%, 소상공인 상가 및 공장은 42.2%로 각각 지난 2020년에 비해 10%, 7.4%, 41.2% 증가했다.

또 농작물재해보험은 지난 2001년 사과, 배 품목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한 후 올해 70개 품목에 대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농가의 보험가입 활성화 및 부담경감을 위해 순보험료 40~60%, 운영비 100%를 지원하고 있으며, 국가재보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지난해 기준 농작물재해보험의 보험가입금액은 26조 2187억원, 원수보험료는 1조595억원에 달했다. 가입 농가수는 51만4561호였으며 가입 농지수는 263만1905농지를 기록했다.

농작물재해보험 판매사인 NH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대상면적은 122만870ha, 실제 가입면적은 61만934ha로 총 가입률이 50%로 집계됐다.

그러나 풍수해보험과 농작물재해보험 역시 여타 보험상품과 마찬가지로 보험사고 발생 가능성이 뚜렷한 상황에서는 가입이 어렵거나 현재 진행 중인 재해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 이는 보험 성립의 필수조건 중 하나가 보험사고 발생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이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한 사고를 인한 경제적 손실을 확률적으로 산출한 '보험료'라는 비용을 납입하고 위험을 전가하는 방법"이라며 "이 때문에 각 보험사들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거나 발생한 것을 알고 보험에 가입하는 '역선택'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풍수해보험은 재해가 진행 중인 상황에도 가입은 가능하나 이미 진행 중인 태풍이나 호우, 홍수 등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 '이미 진행 중'이라 함은 보험기간 중 보험 목적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에 기상특보(주의보, 경보) 또는 예비특보가 발령되는 시점을 말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태풍이 북위 28도 이북, 동경 132도 이서에 진입할 경우 정부와 협의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러한 사항을 고려해 재해가 발생하기 전 풍수해보험 등에 미리 가입해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풍수해보험은 연중가입이 가능하지만 북상중인 태풍에 대해서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올해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추가적인 태풍 피해와 집중호우에 따른 풍수해 피해가 예상되므로 미리 가입해 만일의 위험에 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mail]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