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모순들, 그림으로 고발하다
2023.08.14 18:16
수정 : 2023.08.14 18:16기사원문
1948년 경북 대구 출생인 작가는 서울대 미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1977년 첫 개인전을 열었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서는 산업재해를 다룬 신작을 공개한다. 작가는 1980년대부터 그림을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해 발언해왔으며, 이번 신작은 그 연장선상에서 산업재해와 피해자 개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작품 '탑'(2023)은 국가의 개입으로 자본을 성장시키려는 욕망이 성장 중심의 자본주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림 속 인물들은 의수와 의족을 끼고 아슬아슬한 포즈로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몸의 탑을 만드는데, 이는 한국 산업 노동의 모순을 재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복으로 갈아입히고'(2023)는 당사자들의 말을 쓴 천을 캔버스에 부착해 콜라주 형식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산재 은폐 고발을 하다 보니 회사가 작업복을 갈아입혀 병원에 보낸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제2전시실에서는 작가의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과 일상, 사적 공간에 침투하는 폭력과 억압, 나아가 인류 보편 서사에 대한 작가의 성찰을 회화와 대형 천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대형 천 그림인 '몸' 연작(2018~2019)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몸짓, 감정을 통해 인간사를 아우르는 파노라마를 제시한다.
임근혜 아르코 미술관장은 "1980년 현실과발언 창립전이 검열로 인해 무산됐던 바로 그 장소에서 열리는 노 작가의 개인전은 미술관 개관 5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