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올해 40% 폭락...17개월만에 최저
2023.08.15 08:18
수정 : 2023.08.15 10:56기사원문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올해 40% 가까이 폭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경제는 큰 타격을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외환시장에서 루블 가치 폭락은 막지 못했다.
CNN에 따르면 루블 가치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0루블을 넘어 지난해 3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경제제재는 제한적인 영향만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 조짐들이 강화되면서 루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루블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가치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에는 달러당 136루블까지 밀리기도 했다.
루블은 이후 석유,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지난해 6월 달러당 50루블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가 가스관 밸브를 잠그면서 가스 무기화에 나서자 유럽이 러시아 석유·가스 수입 중단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 루블 가치 폭락을 불렀다.
러시아에 석유와 가스를 의존하던 유럽은 수입선을 바꿔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서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 석유·가스 수요가 줄면서 러시아 정부 재정은 압박 받고 있다. 전쟁비용으로 인해 재정지출은 급격히 늘었지만 에너지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재정수입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전쟁비용은 치솟고 있다.
올해 전체 재정지출의 3분의1인 1000억달러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했다. 1년 전보다 국방비 규모가 2배 폭증했다.
러시아 루블 가치를 떨어뜨리는 또 다른 배경은 외국인들의 수요 둔화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줄고, 수출이 급감하면서 러시아 루블 수요도 크게 줄었다.
러시아중앙은행인 러시아은행(BOR) 총재 엘비라 나뷸리나는 14일 루블 가치 급락세를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나뷸리나 총재는 앞으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BOR은 지난달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p 올려 8.5%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상승과 루블 가치 하락이 이유였다.
BOR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금리를 20%까지 끌어올렸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금리를 낮춰 7.5%까지 떨어뜨린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