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줄이고 40대 전진배치…젊고 다양한 ‘현대차’로 진화

      2023.08.15 18:34   수정 : 2023.08.15 18:34기사원문
취임 3주년을 앞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체제에서 현대차의 인적쇄신과 세대교체 작업이 고강도로 추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장 취임 전 수석부회장으로서 그룹 경영을 총괄하기 시작한 2년을 포함해 총 5년 동안 전체적인 임원 규모는 크게 늘어났지만 부사장 이상의 고위 임원은 오히려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40대 젊은 임원과 여성 임원이 5년 새 각각 3배, 10배 급증해 '늙고 남성 중심' 조직에서 '젊고 다양한 리더' 중심 조직으로 환골탈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원 68% 늘었지만 고위직은 29% 감소

15일 현대차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전체 임원(정의선 회장·사외이사 제외) 규모는 보고서 작성일 기준 총 47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의선 체제가 본격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018년 상반기(283명)와 비교해 67.8% 증가한 수치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선임된 이후 경영일선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후 2020년 회장직에 올랐고, 올해 10월에는 회장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정의선 체제가 본격 가동된 이후 회사 규모가 성장하면서 전체 임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팔아 일본 도요타그룹(1048만3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올 상반기에도 365만7500대를 팔아 도요타그룹(542만대), 폭스바겐그룹(437만대)에 이어 '톱3' 자리를 지켰다.

다만 정 회장 체제에서 부사장 이상 고위 임원은 오히려 줄었다. 우선 그룹 내에서 부회장 직함은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유일하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차 사장·부사장 수는 32명으로 2018년(45명) 대비 28.9% 줄었다. 전체 임원진 가운데 고위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엔 15.9%에 달했지만 올해는 6.7%로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이는 인적쇄신에 따른 세대교체 결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올해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도 "다양성을 존중하며, 능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조직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인사를 실시하고 제도적인 개선을 이어나가 과거의 단점들을 과감히 없애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현대차에서 40대 젊은 임원은 2018년만 하더라도 20명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는 63명까지 급증했다. 5년 새 증가율은 215%에 이른다. 가장 젊은 임원은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을 맡고 있는 박영우 상무로 1982년생이다. 특히 보수적 조직문화 대신 자율적이고 수평적 기업문화를 만들고,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에 따라 삼성전자, NHN 등에서 외부인재도 적극 영입하고 있다.

■'금녀의 벽 깼다' 여성 임원 2명→21명 확대

대표적인 유리천장 기업이미지를 깨고 여성 임원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현대차의 여성 임원은 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21명으로 950% 급증했다. 현대차는 올해도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 실장에 제승아 상무, 국내사업전략실장에 김지민 상무를 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 가운데 제 상무는 현대차가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삼성중공업에서 영입한 외부인재다. 그는 1980년생으로 여성 임원 가운데 가장 젊다.


기술직(생산직) 채용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현대차가 올해 10년 만에 실시한 기술직 공개채용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합격자 6명이 나온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확대되고, 다방면으로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사내에 능력 있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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