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착 20분 뒤 별세한 윤기중 교수 "잘 자라줘서 고맙다"
2023.08.15 22:36
수정 : 2023.08.15 23: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임종하기 20분 전 도착해 윤 교수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윤 교수는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식 직후 윤 교수가 입원해있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윤 교수가 의식이 있을 때 아들인 윤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였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전했다.
임종 직전은 아니지만 최근 의식이 있을 때 윤 대통령에게 한 말로,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윤 교수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 윤 대통령은 오늘 광복절 행사를 마치고 미국에 가기 전에 뵈러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물러나고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기 전이었던 2021년 4월 당시 부친인 윤 교수를 부축하며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 들어서는 등 윤 대통령은 부친과 돈독한 사이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인 윤 대통령에 대한 아버지 윤기중 교수의 믿음과 신뢰도 아주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윤 대통령이 젊은 시절 변호사 생활을 접고 다시 검찰로 돌어갔을 때 가장 반긴 이가 부친인 윤 교수라고 한다. 윤 교수는 "부정한 돈 받지 말라"는 당부를 입버릇처럼 강조했다고 한다.
윤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윤 대통령과 윤 대통령 친구들을 연희동 자택 지하실로 불러 '마패'라는 브랜디를 직접 따라주며 직접 '주도(酒道)'를 가르쳤다고 한다. 윤 대통령 친구들에게도 고교 졸업 술을 가르쳐준 분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윤 대통령도 부친인 윤 교수와의 일화를 자주 소개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선 1960년대 후반 일본에서 학업 중이던 아버지를 찾아갔던 시기를 언급한 윤 대통령은 "우에노역에서 철도를 타고 구니타치역에서 내려서 아버지의 아파트까지 갔다. 지금도 히토쓰바시 대학이 있던 거리가 눈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한 방송에선 "공부 안 하고 놀러 다닌다고 많이 혼났다"며 "대학생 때 늦게까지 놀다가 아버지한테 맞기도 했다"라고 웃으며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연세대 졸업식 축사에서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도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며 "아름다운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해 7월12일에는 윤 교수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집무실을 비롯한 업무 공간을 소개하고 만찬을 대접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17일 미국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한미일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내부 회의를 가진 뒤 다시 빈소가 있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