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철강 내수 출하량, 금융위기 이후 최저.."태풍·수요 부진 여파"

      2023.08.17 06:24   수정 : 2023.08.17 06: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의 철강재 내수 출하량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강 수요가 장기적 하강 국면에 들어서고, 태풍 힌남노로 인한 수해와 파업 등 생산 차질이 겹친 결과다. 올해 철강 공정 정상화가 이뤄진 가운데 함께 하반기부터 일부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가 소폭 개선되면서 출하량도 일정 부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체 출하량 전년 대비 7.2% 감소

17일 한국철강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의 내수 출하량은 전년 대비 7.0% 감소한 4970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580만t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철강사들의 전체 출하량도 감소했다. 지난해 총 출하량은 7220만t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 이 가운데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68.8%였다.

국내 출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 부진이 심화되고 태풍 수해와 파업 등 대내외적 여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작년 9월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최대 4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당시 포스코는 쇳물 생산 이후 처음으로 고로 전체 공정을 중단했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그룹도 각각 공장 침수 등에 따른 생산 차질을 겪은 바 있다. 현대제철은 노조 파업 등의 여파로 잠시 공정이 멈추기도 했다.

내수 출하 1위 '열연강판'→'철근'

품목별로 살펴보면 내수 출하 비중 1위 품목은 기존 열연 강판에서 철근으로 변경됐다. 철근은 주로 건설업계에 쓰이는데, 지난해 하반기 국내 주요 제철소들이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건설업계로 직접 출하하는 비중을 늘린 영향이다. 기존에는 철강사들이 철강재를 유통업계에 우선 공급한 후 건설사가 유통가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간접 출하되는 경우가 있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건설업계 중에서도 수요가 집중되는 중대형 건설사에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직접 출하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그 뒤로는 열연강판, 중후판 순으로 내수 출하 비중이 높았다. 열연강판의 경우 지난해 매월 평균 300만t 수준의 생산이 이어졌지만 태풍 수해 이후 지난해 9월에 246만t을 기록해 71만t이나 줄었다. 이어 10월과 11월은 각각 224만t, 208만t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조선산업에 쓰이는 중후판의 경우 지난해 친환경 선박 수요가 증가하면서 출하 비중이 늘어났다.
중후판 출하에서 조선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42.2%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 일부 전방산업에서의 수요가 개선되면서 출하량도 일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건설 분야에서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되면서 침체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 시장과 조선업 분야는 양호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과 러우전쟁, 미국의 통화 정책 변화 등 거시변수도 많아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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