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첫삽 못 뜬 ‘제2경춘국도’… 노선 갈등에 사업비 껑충

      2023.08.20 19:27   수정 : 2023.08.20 19: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 2019년 강원도 1순위 사업으로 국가균형프로젝트로 선정돼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받은 제2경춘국도 건설사업이 4년7개월이 지나도록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장기간 난항을 겪고 있다.

20일 강원특별자치도와 춘천시, 가평군 등에 따르면 제2경춘국도 건설사업이 올해 말 실시설계 완료를 앞두고 노선안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또 사업 지연으로 총 공사비가 크게 증액될 전망이어서 내년 초 착공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2경춘국도 건설공사는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분기점~가평군 청평면과 가평읍~강원 춘천시 서면 당림리까지 33.6㎞를 잇는 왕복 4차로 자동차 전용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이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남양주에서 춘천까지 이동시간이 50분대에서 38분으로 크게 단축되고 고속도로와 국도의 교통량이 분산돼 상습 지정체 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역간 노선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착공 차질을 빚고 있다.

■경기 가평주민 노선 불만

경기 지역에서는 '노선 갈등'이 계속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노선안 갈등은 2019년 1월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될 때부터 빚어진 해묵은 숙제다. 당시 금남JCT~남이섬·자라섬 사이를 관통하는 노선안 원안을 두고 갈등이 빚어졌다. 춘천시는 금남JCT에서 당림리를 가로지르는 안을 건의했고 가평군은 시내 관통과 연계해 금남∼청평∼하천∼상색∼가평∼당림(32㎞)을 연결하는 새 노선을 제안했다.

2020년 기존 경춘국도(국도 46호선) 북측과 가평군 남측 시가지인 자라섬 북측을 통과하는 가평군과 춘천시의 절충안이 마련되면서 해결되는 듯 했다.

하지만 가평군 일부 주민들이 마을 간 단절, 교통 혼잡, 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들며 노선계획(안)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제2공구 '나' IC 위치 변경 등의 검토안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춘천 서면 안보리 구간 '라' 교차로를 두고서도 인근 주민들이 교통 대란을 우려하고 나섰다.

원주국토관리청이 지난달 27일 춘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제2경춘국도 4~5공구 실시설계 용역에 관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주민들은 '라' IC 구간에서 국도 46호선을 이용해 가평 방향으로 진입할 경우 좌회전 신호등이 생기면서 주말이나 연휴기간에 교통체증이 극심해진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원주국토관리청은 교통량 조사결과 이 구간에서 가평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은 많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사업 지연으로 건설비 수천억 증액

노선 문제가 해결돼도 시공사 선정과 착공이 계획대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2019년 예타 면제 당시 건설비용이 9000억원으로 책정됐으나 사업이 4년 여 지연되면서 물가와 지가를 포함한 사업비가 1조2862억원으로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1조2862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으나 사업을 맡겠다는 건설사가 나타나지 않아 연이어 유찰되는 낭패를 겪었다. 이 때문에 실시설계가 올해말 완료되면 총공사비는 1조3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원주국토청이 사업비 증액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사업비 부족분이 4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추가 비용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달 국토부와 기재부를 잇따라 방문, 제2경춘국도 총사업비 지원 요청에 나서기도 했다.


원주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사업비 증액이 가장 큰 관건으로 강원특별자치도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입찰 때 제시한 총 공사비에 건설사들이 전혀 참여하지 않은 만큼 실시설계가 완료되면 총사업비는 더 늘어날 수 있어 내년 초 착공을 앞두고 총사업비 증액 부분을 해결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