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다섯이 됐을 딸 소희... 이제 남은 희망은 유전자 검사"
2023.08.21 18:22
수정 : 2023.08.21 18:22기사원문
이자우씨는 30여년 전 잃어버린 딸(한소희· 사진)에 대한 제보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실종 당시 소희는 고작 7개월의 아기였다. 너무 어린 나이에 실종됐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소희를 찾을 방법은 유전자 검사가 유일하다고 한다.
소희의 실종사건이 있었던 것은 지난 1989년 5월 18일 오후였다. 그날 이씨는 경기도 수원시 남창동 집에 있었고, 그곳에서 소희는 보행기를 타고 놀고 있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가보니 키가 작은 낯선 아주머니 한명이 있었다. 대뜸 낯선 아주머니가 한다는 말이 "한서우유 보급소에 다니는 진선이·진영이 엄마를 찾는다. 여기서 봤다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내 그런 사람은 모른다고 했는데도 낯선 아주머니는 집으로 들어와 마루에 걸터앉았다. 그러곤 본인의 사연을 털어놨다고 한다.
사연이라고 해봐야 간단했다. 낯선 아주머니가 진선이·진영이 엄마라는 사람에게 380만원의 보증을 서줬는데 야반도주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의 눈은 소희를 보고 있었다. 또 한다는 말이 소희가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냐고 하면서 자신도 소희만 한 아기가 있는데 시어머니한테 맡겨 놓고 야반도주한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했다. 어느덧 오후 6시께가 돼서 이씨는 화장실을 갈 겸 저녁식사 준비도 해야 해서 잠시 자리를 비웠다. 아주 잠깐이었는데 다녀와 보니 소희가 없어졌다고 한다. 낯선 아주머니가 소희를 데리고 도망간 것이었다. 이씨는 급한 마음에 남편에게 전화해 소희 실종 소식을 알렸다. 남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소희는 찾을 수 없었다.
이후 이씨와 가족들은 소희를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그렇게 30여년이 흘렀고 이제 소희의 나이는 35살이 됐을 것이지만 아직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씨는 "코로나19로 멈췄던 경찰과의 실종아동 합동수색을 지난달께 다녀왔다"며 "경상도로 가서 소희를 찾는다는 현수막도 걸고 보육원 등 시설도 방문했지만 성과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소희에 대한 제보도 많았지만 매번 소희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한다. 제보 전화가 와 경찰과 동행해서 찾아가기도 했지만 소희는 찾지 못했다.
이씨는 "어느 날은 이메일이 와서 자신과 함께 보육원에서 상장한 사람이 소희라는 생각이 든다고 연락이 왔다. 사진과 혈액형을 보내 달라고 해서 확인을 했지만 소희는 아니었다"며 "아마도 본인이 소희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겨서 이메일을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현재 이씨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수십년이 지났지만 부모는 아직도 자식을 찾고 있다. 그러니 유전자 검사를 받아 달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