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반도체 설계업체 ARM, 나스닥 상장 신청...이르면 다음달 거래 개시
2023.08.22 07:06
수정 : 2023.08.22 07:06기사원문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나스닥거래소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나스닥에서 거래가 시작될 전망이다.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 소유의 ARM은 이날 런던증권거래소(LSE) 대신 나스닥에 상장을 신청했다.
최대 대어
ARM은 최소한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IPO 시장의 최대 대어가 될 전망이다.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당시 700억달러 자본조달에 성공하며 성공적으로 주식시장에 데뷔한 바 있다.
이전 기록은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2019년에 세운 750억달러 IPO이다.
ARM이 이르면 다음달 나스닥거래소에서 거래가 시작될 전망이기는 하지만 주식시장에 처음 나온 업체는 아니다.
소프트뱅크에 인수되기 전에는 LSE에서 거래되던 상장사다.
1998년 상장됐지만 소프트뱅크가 2016년 320억달러에 인수한 뒤 상장폐지했다.
ARM 가치는 현재 64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주 소프트뱅크와 산하 비전펀드 간 내부 거래가 640억달러 가치를 기준으로 성사됐다. 소프트뱅크는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참여하는 비전펀드에서 ARM 지분 25%를 이 가치를 기준으로 되 샀다.
작지만 핵심 반도체 업체
1990년 애플과 여러 업체들이 자금을 모아 벤처로 출발한 ARM은 덩치가 큰 회사는 아니다.
직원 수가 6000명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전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곳이다.
스마트폰 99%가 ARM의 설계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반도체를 쓰고 있다. 애플, 알파벳, 퀄컴 등의 모바일 반도체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ARM 설계다.
ARM의 반도체 설계는 엔비디아, 퀄컴, 삼성전자, AMD, 인텔, 아마존 등의 반도체에도 핵심적으로 적용되는 기술이다.
ARM은 지난 3월 마감한 2023 회계연도에 전세계에서 자사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출하 규모가 300억대를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
ARM 반도체 기술을 쓰는 업체들은 라이선스 비용을 낸다.
연간 순익 7000억원짜리 알짜배기
ARM은 대개 적자 상태에서 IPO에 나서 성장을 위한 실탄을 확보하는 일반적인 스타트업들과 달리 이미 탄탄한 흑자를 내는 알짜배기 업체다.
2023 회계연도 매출이 26억8000만달러, 순익은 5억2400만달러(약 7026억원)에 이른다.
비록 매출이 1년 전 27억달러에 비해 2000만달러 줄기는 했지만 탄탄한 흑자 기업임에는 틀림없다.
ARM 상장은 1년 반 가뭄을 겪는 뉴욕증시 IPO 시장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업체를 뉴욕증시에 빼앗긴 LSE에는 그만큼 타격이 클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