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도착도 전에 무섭다고 안 사먹을텐데" …어촌민들 "2년이 생존 고비"

      2023.08.22 16:48   수정 : 2023.08.22 17:13기사원문
22일 울산시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인근 명선교아래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서명운동 홍보 현수막이 걸렸다. 2023.8.22/뉴스1 ⓒ News1 임수정 기자


(울산=뉴스1) 임수정 김지혜 기자 = "사람들이 방사능이 무섭다고 1~2년은 안 사 먹을텐데 그러면 장사를 접어야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22일 오후 1시 30분께 울산시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인근 상가에서 10년 가까이 횟집을 운영한 상인 김모 씨(65)가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 소식을 접한 뒤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한숨조차 안 나온다"며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 방류하라고 정부가 가만히 놔두는 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당시 해녀로 일했던 김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사람들이 방사능 무섭다고 해산물을 안 먹으니까 해녀랑 어부도 조업을 안 하게 됐다"며 "그게 1~2년 (여파가) 있었는데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공식화했다.

기상·해상 조건 등에 차질이 없다면 오는 24일부터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기관들의 시뮬레이션 결과 방류된 후쿠시마 오염수는 태평양 해류를 따라 이동하다 대략 3~5년, 길면 10년 뒤 우리 바다에 도착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어촌민들은 당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수산물 기피 현상으로 생업에 타격을 받았던 어촌민들은 "향후 2년 정도 생사의 갈림길에 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수성 서생면 어촌계장협의회 사무국장은 "2~3년 지나면 사람들이 다시 수산물을 먹겠지만 그 기간에 얼마나 많은 어업인이 생계에 위협을 받겠느냐"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어업인들에게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치명타"라고 말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가 어업인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있지만 어업인들 사이에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청해도 안 될 것이란 '패배주의'가 퍼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탓에 울주군 어촌계 측에서 반대 집회, 의견 전달 등 대외 활동에도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고 사무국장은 "정부가 방사능 검사를 확대하겠다는데 그게 어업인들 생계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싶다"며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면서 어업인 대상 대책을 펼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동구 일산어촌계의 한 관계자 역시 "이번 오염수 방류로 일산어촌계 조합원 50여명뿐 아니라 판매센터 상인까지 합치면 100여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사안이어서 걱정하고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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