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아파트 노린다면 경기도 주목하세요"
2023.08.22 18:02
수정 : 2023.08.23 08:12기사원문
22일 서울 서초구 비전법률경매에서 황규석 대표(사진)를 만났다. 그는 2009년 비전법률 경매를 설립했다. 2000년대부터 공인중개사에게 매수신청대리 권한이 생긴 뒤 본격적인 경매컨설팅 업무를 시작했다. 경매컨설팅은 고객에게 물건을 추천하거나 고객이 원하는 경매물건 권리분석을 대행하는 등 경매 전 과정을 돕는 사업이다. 그는 "사업 초창기 고객이 이어져 현재는 그 자녀까지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전법률경매 주 고객층은 30·40세대다. 경매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가 내집마련을 하려는 고객이다. 시세보다 더 저렴한 경매로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로 서울보다는 5억원에서 7억원 사이 중저가 경기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매물건도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어 자격요건인 KB시세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황 대표는 "평균 한 달 50건 자문을 진행한다. 이 중 경매로 실거주하려는 실수요가 70%, 투자는 30% 정도"라며 "과거에는 투자가 많았지만 현재는 실수요가 많다. 아파트 평수를 넓히거나 갈아타기, 전세에서 내집마련을 하려는 분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매매가격이 올 초 바닥을 찍고 오르면서 경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최근 고양시, 남양주시 등 아파트 경매를 다루는 경매법정에는 사람들이 붐빈다. 대법정에 앉을 자리가 없다"며 "지난 16일 남양주시 다산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 전용 85㎡는 33명이 몰려 6억489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가 9억2700만원인데 두 차례 유찰되다 보니 많은 사람이 몰렸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에서는 안양지원(20%)을 제외하고 유찰 시 30%씩 떨어진다. 이 때문에 1회 이상 유찰 물건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애매한 입지의 서울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떨어졌다고 봤다. 낙찰가가 높게 형성되는 반면 금리 및 경기침체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도 세입자가 경매에 관심이 많다. 현재 매매가는 떨어진 대신 2021년 계약한 높은 전세가가 유지되고 있어서다. 조금만 웃돈을 주면 낙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중에는 전세가비율이 높은 곳을 골라 낙찰가에 전세를 놓는 등 갭투자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올 하반기 경매지표는 매매가격 흐름과 유사하게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경매물건이 쌓이는 현시점이 경매투자의 적기로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저점 대비 현재 경매물건 수는 4, 5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내년까지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매수자 입장에서는 다양하고 많은 물건 중 원하는 물건을 선택해 더 저렴한 가격에 낙찰을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