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 앞두고 불확실성 상존...실적 대비 낙폭과대주 관심-퀀트케이
2023.08.23 08:40
수정 : 2023.08.23 08: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중국 부동산 리스크 확대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전 세계의 중앙은행 은행장들과 각국의 경제석학들이 모여 향후 금융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열릴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휴양지 잭슨홀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경제 심포지엄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세계 경제의 주요 이슈와 정책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성과 고착화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외에도 주요국들의 경제 및 통화정책을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이유는 지난해 잭슨홀 미팅의 후폭풍이 워낙 컸던 탓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방향에 관해 '매파적 발언'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는 시장상황이 많이 다르고 또 이미 이러한 우려가 시장에 선 반영됐기 때문에 잭슨홀 연설 이후 증시가 급격한 조정세를 보이긴 제한적일 것 같다는 예측 또한 적지 않다.
독립리서치 퀀트케이는 "최근 경제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고 채권 금리도 가파르게 오른데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중국 부동산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이나 모기지금리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고 내년도 선거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파월 의장이 중립적인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투자컨설팅 회사인 야드니 리서치의 에드 야드니 회장 또한 "연준은 채권 수익률이 지금처럼 계속 오르는 것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연준은 채권시장을 진정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의견도 나오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중립금리 상승을 비롯해 2020년대 들어 세계 경제가 '뉴노멀' 상황에 접어들었는지 논의가 화두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의 매슈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더 높은 금리와 긴축적인 금융 여건에 좀 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으며, 노벨 경제학상 수장자인 폴 크루그먼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3%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침 행사를 주최하는 캔자스시티 연은도 올해 회의 주제를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환'으로 잡았기에 이러한 예측은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미국의 높은 경제 성장세, 재정적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최근 미국 경제의 중립금리가 구조적으로 높아졌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논쟁에 불을 지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실제로 미국의 중립금리가 상승한 경우 현 연준의 통화정책이 경제를 압박할 만큼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이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거나 고금리 상황을 오래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대목으로 증시에서 연준의 긴축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12월 "중립금리가 무엇인지, 실질금리가 무엇인지에 관해 우리가 명확하고 정확한 이해를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하며 중립금리와 같은 추정치에 기반해 통화정책을 펼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24일 한국은행 역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결정과 더불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브릭스(BRICS) 정상회담도 오는 24일까지 예정돼 있어 이번 한 주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더욱이 이러한 부분은 여러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구간에서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묻지마 투자' 혹은 '받글 투자' 등 단기적으로 차익을 노리는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초단타 거래가 8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옵션 거래 중 '0DTE(Zero Days to Expiration, 제로데이 옵션)' 거래 비중은 43%로 집계됐다. 2017년 같은 기간에는 6%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제로데이 옵션 거래가 증가했다는 판단이다. 제로데이 옵션은 만기가 24시간도 남지 않은 옵션 거래를 뜻한다.
퀀트케이는 "국내 증시가 주도주 부재 속에 계속 지지부진한 가운데 테마주만 급등락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의 발언은 그 동안 한국 증시를 옥죄던 불확실성의 해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구간인 만큼 실적이 잘 나오고 있고 수출데이터도 호조를 보이는 기업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데이터상 D램(DRAM), 낸드(NAND) Flash,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반도체 관련된 데이터가 턴어라운드하고 있고 변압기 등 전력설비는 여전히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에 해당 섹터의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는 수급적인 문제로 실적 대비 낙폭과대주들이 속출하고 있는 구간이다. 테마주를 따라잡기보다는 오히려 이런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실적 대비 낙폭과대주들에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