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5기, 강대강 대치 속 종료…'6기 이동관호' 구성 촉각
2023.08.23 16:26
수정 : 2023.08.23 16: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끌었던 방송통신위원회 5기가 TV 수신료 분리징수, KBS·방송문화진흥원(방문진) 등을 둘러싼 강대강 대치 속 임기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다. 5기 체제에서 마지막 인사인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김현 상임위원의 임기가 마무리되면서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임명 확정 시 6기가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국회에선 여야의 상임위원 인선에도 속도를 붙일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방통위에 따르면 김효재 직무대행과 김현 위원의 임기는 이날로 끝났다. 방통위 5기는 올해 안형환(3월), 김창룡(4월) 전 상임위원의 임기 만료와 한상혁 전 위원장(5월)의 면직 처분으로 6월부터 사실상 3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 과정에서 KBS·EBS 등 TV 수신료 분리징수, KBS·방문진 이사장 해임 건을 둘러싸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 왔다. 김현 위원은 3인 체제에서의 안건 의결을 두고 위법이라고 지속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날 김현 위원은 퇴임사에서 "2008년 방통위 설치 이래 상임위원 5인이 협의하고 합의하되 그렇지 못한 사안의 경우 제한적으로 표결로 의결해 왔다"면서도 "최근 80여일 동안 3인 체제의 위원회 구조에서 40여년간 사회적 합의로 진행돼 온 텔레비전(TV) 수신료 통합징수를 졸속으로 개정했고,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제없음으로 결론 낸 사안을 심각한 사안으로 둔갑시켜 공영방송 이사를 해임건의했다"고 비판했다.
김효재 직무대행도 이날 퇴임사에서 "임기 마지막 판에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화합하는 방통위를 만들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공영방송의 책무와 역할을 재정비할 수 있는 논의의 단초를 제공했음은 보람으로 생각한다. 최선의 방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효재, 김현 위원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당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이상인 상임위원만 방통위에 남게 된다.
다만 이르면 오는 25일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이동관 후보자의 임명 절차가 이뤄질 시 이동관, 이상인 2인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경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교섭단체 1석, 여당인 국민의힘 1석 등 총 2석이 여야 추천 몫으로 남게 된다. 방통위는 장관급 인사인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한 차관급 인사 4인으로 구성된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1명은 대통령이, 2명은 야당이, 1명은 여당이 추천하는 구조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4개월 전 최민희 전 의원을 야당 몫 상임위원으로 추천한 상태다. 하지만 정부·여당 측에선 최 후보자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직을 역임한 점 등을 결격 사유로 들며 최 후보자의 임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김현 위원은 지난 4월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유권해석 결과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1개의 추천몫이 남은 국민의힘은 김효재 직무대행의 후임으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내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3인 체제 구성을 통해 공영방송 손질 등 정부 추진 과제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김현 위원 후임으로 MBC 출신의 김성수 전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