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암살 의혹 증폭, 배후에 푸틴?

      2023.08.24 11:10   수정 : 2023.08.24 11: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6월에 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갑작스럽게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하자 추락 원인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서방에서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다고 의심했다.

미 CNN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사건이 범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러시아에서는 프리고진이 탑승한 전용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관계자는 “푸틴은 오래 전부터 그의 정적을 조용하게 만들었다”며 “우리는 계속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며 러시아군과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에서 자행한 잔혹행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백악관의 국가안보회의(NSC)도 같은날 발표에서 “프리고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만약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NN은 지난달 2일 보도에서 우크라 국방부 국방정보국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을 인용해 푸틴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프리고진 제거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부다노우는 "프리고진을 제거하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고진의 망명을 중재했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6월 인터뷰에서 푸틴이 프리고진 제거를 명령했으나 자신이 말렸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에서 푸틴에게 미운털이 박힌 인물이 갑작스레 사라지거나 사망한 사례는 적지 않다. 지난 2006년 9월에는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한 호텔에서 전 동료가 전해준 홍차를 마시고 숨졌다. 홍차에서는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이 나왔다.

같은 해 10월 7일에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였던 안나 폴릿콥스카야가 자택으로 가는 아파트 계단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러시아군의 체첸 주민 학살을 고발했던 언론인 출신이다.

2013년에는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영국 런던의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15년에는 보리스 넴초프 전 총리가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인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이 모스크바 병원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을 비판했다고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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