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성폭행 피의자' 최윤종 신상공개, '머그샷' 또 공개될까?
2023.08.25 06:00
수정 : 2023.08.25 06:00기사원문
문제는 그동안은 인권과 제도적 미비점으로 머그샷 공개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공개되는 사례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이다. 잇단 강력범죄로 이른바 '머그샷 공개법'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그샷 공개는 고작 2건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지난 23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최씨의 머그샷과 실명·나이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피의자가 흉기를 구입하고 범행장소를 물색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고 공개된 장소에서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시도하여 사망하게 한 사실 등에 비춰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피의자의 자백, 현장 폐쇄회로(CC)TV, 범행도구 등 증거가 충분하며 연이은 범죄발생으로 인한 국민불안,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주목받은 점은 최씨의 얼굴이 머그샷으로 공개됐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신상공개위원회가 도입된 이후 공개된 피의자는 최씨를 포함해 총 49건이다. 이 가운데 최씨 이전 최근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머그샷이 공개된 것은 지난 2021년 '송파구 일가족 살인 사건' 피의자 이석준이 유일했다.
국내에서는 살인, 강도, 강간 등 흉악범에 대한 신상공개가 결정돼도 체포 직후에 촬영한 최근 얼굴 모습이 담긴 '머그샷'은 사실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2010년부터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과 특정강력범죄처벌특례법에 따라 이름, 나이, 얼굴 사진을 공개할 수 있지만 피의자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머그샷은 공개하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들의 얼굴은 실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는 신분증 사진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국회 문턱 못 넘는 '머그샷 공개법'
그동안 머그샷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신상공개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머그샷을 공개할 수 없을 경우 대부분 증명사진을 통해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됐다. 증명사진의 경우 후보정 등의 작업으로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피의자 얼굴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따라서 최근에는 CCTV 모습 등이 공개됐지만 화질 등의 문제로 실물을 파악하기는 한계가 있었다.
피의자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거나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고 피의자를 호송하는 과정에서 언론이 촬영할 수는 있다. 하지만 피의자가 모자나 마스크, 안경 등을 사용하거나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릴 경우 제재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신상공개가 결정돼도 피의자는 얼마든지 자신의 현재 모습이 공개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국회에서는 이른바 '머그샷 공개법'이 발의가 됐다. 다만 해당 법안들은 모두 현재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인권단체의 반대가 커 언제 국회를 통과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국회의안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피의자 신상 공개 시 과거가 아닌 현재의 인상착의를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 개정안이 8건 발의됐다. 법안들은 대체로 피의자의 최근 30일 이내 모습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편 해외에서는 유죄가 거의 확실한 강력 범죄의 경우 표현의 자유와 국민 알 권리를 이유로 신상 공개를 한다. 미국은 정보자유법에 따라 체포 과정을 공개하기도 하고 형이 확정되기 전 머그샷도 공개한다. 일본은 머그샷 공개 제도는 없지만 실명 보도 원칙을 중시해 보도할 만한 강력범 얼굴과 실명은 그대로 공개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