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우주인터넷' 2년후 터진다..한화시스템 상용화 박차
2023.08.25 05:00
수정 : 2023.08.25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화시스템이 저궤도 위성통신 '우주인터넷'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3년래 위성통신 핵심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에 4억달러 이상을 투자(인수)하는 등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인터넷은 지구 저궤도(200~1000㎞)에 수백수천대의 소형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전세계를 연결하는 위성통신 서비스다. 세계 처음 상용화에 나선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를 비롯 아마존(미국), 원웹(영국), 텔레셋(캐나다) 등이 위성통신 사업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시스템, 우주인터넷에 4억5000만弗 투자
25일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이후 현재까지 4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에서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우주·위성 시스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술 확보를 위한 추가 투자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우주인터넷 및 위성 탑재체 기반 기술을 확보한 사실상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김정호 한화시스템 항공·우주 사업부문장은 "글로벌 초공간 네트워크 기업으로 회사가 변화하는 중"이라며 "그간 쌓아온 독보적인 방산·통신·레이다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의 우주인터넷 분야 투자는 크게 세가지다. △글로벌 위성통신 사업자(원웹) △안테나 반도체(ASIC) 기술기업(페이저솔루션, 현재 한화페이저) △차세대 위성안테나 기업(카이메타)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화시스템은 다국적 우주인터넷기업 원웹에 3억달러(지분 8.81%)를 지난 2021년 투자했다.
원웹은 세계 최초로 저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한 기업이다. 올 5월까지 1200㎞ 상공의 우주에 총 634기의 통신위성을 쏘아올렸다. 이를 활용해 올해 말부터 글로벌 위성통신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원웹은 영국 정부 및 인도 바르티(이동통신사), 프랑스 유텔셋, 일본 소프트뱅크(이동통신사)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한화시스템은 4000만파운드를 투자, 영국의 안테나 반도체(ASIC)기술 전문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했다. 한화페이저로 사명을 바꿔 한화그룹에 편입했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페이저에 4400만파운드를 추가 투자, 자회사가 됐다.
한화페이저는 해상·육상 항공기 내 고속통신을 가능토록 하는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ESA)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차세대 위성통신 안테나 설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2020년 한화시스템은 미국의 ESA기술 전문기업 카이메타에 3000만달러를 투자,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후 지난해 1100만달러, 올해 5월에 450만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카이메타는 실용성이 높은 메타구조의 위성통신 빔 조향 기술이 강점이다. 메타구조는 위성 안테나 유리기판 상에 미세 패턴을 만들어 전파·소리·빛의 파장과 형태를 조절, 위성과 통신을 용이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위성통신 안테나는 물론 홀로그램·투명망토 등에도 응용된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카이메타의 안테나 제품은 가격 경쟁력, 양산성, 제품 확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원웹-카이메타-한화페이저 기술 융합
한화시스템은 카이메타와 한화페이저의 위성안테나 기술 역량, 원웹의 글로벌 위성을 활용해 우주인터넷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해상·상공·지상 전 영역에서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실용성이 좋은 카이메타의 메타구조 기반 안테나 기술과 한화페이저의 반도체칩 기반 고성능 안테나 기술을 활용한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은 원웹과 위성 제작·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협업 등 시너지를 강화한다.
다시 말해 위성안테나 기술 기반을 갖추면서 원웹의 위성망을 활용, 우주인터넷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계산이다. 우주 인터넷은 항공기·선박·기차·차량·UAM 기체 등에 안테나를 장착하면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오지·해상·공중 등 어느 곳에서나 24시간 통신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우주인터넷 중에 가장 먼저 육·해·공 3군의 작전용으로 상용화된다.
이를 위해 한화시스템은 방위사업청이 올 3·4분기에 발주하는 상용 저궤도 위성기반 통신체계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는 민간 저궤도 위성을 활용해 군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한국군 전용 게이트웨이, 위성통신 단말(차량·함정용)을 연구개발, 군 작전용으로 상용화하는 프로젝트다. 2025년 하반기부터 실제 육·해·공군에 시범 배치, 운용된다.
2025년 軍 작전용 우주인터넷 첫 상용화
한화시스템은 향후 저궤도 위성통신(원웹)-초소형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지상 통신망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 군에 전장 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원웹의 위성망을 활용해 신속하게 군 저궤도 통신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할 역량을 확보했다"며 "현재 구체적인 입찰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회선 설비 미보유) 등록 절차를 끝내고 사업자 승인도 받았다.
한화시스템은 군용을 시작으로 민간 항공기·선박·기차·차량과 우주항공교통(UAM) 기체 등으로 우주 인터넷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호 항공·우주 사업부문장은 "한화시스템이 군 저궤도 통신 네트워크를 가장 빠르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UAM 등 다양한 분야로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