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장관상 삭막한 수변이 미술관·꽃길로 변신

      2023.08.24 17:57   수정 : 2023.08.24 19:45기사원문
서울 노원구의 당현천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사이를 가로지르며 흘러 주민들의 휴식공간이다. 수락산에서 발원해 중랑천으로 흐르는 3.3㎞ 구간으로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행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을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본격적으로 조성한 것은 2013년이다.

하지만 삭막한 하천 주변 경관과 머물 수 있는 휴게시설 부족으로 주민들을 불러 모으는 광장으로 역할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2018년부터 노원구는 '당현천 재탄생 사업'에 착수했다.
먼저 기존의 노후화된 불규칙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정비해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환경을 조성했다. 휠체어와 유모차를 이용하는 보행약자도 산책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무장애 진입로를 설치했다. 그늘막과 휴게벤치, 야외 운동기구 등을 산책로 곳곳에 배치해 가벼운 운동과 휴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음악분수'는 당현천 저녁 산책길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가로 20.5m, 세로 5.5m 규모로 총 303개의 노즐을 통해 최대 25m 높이의 물줄기를 쏘아 올리며 물과 빛, 영상, 음악이 어우러진 화려한 분수 공연을 제공한다. 가로 15.5m, 세로 6m, 노즐 65개 규모의 당현천 바닥분수는 데크와 그늘막 등 휴게공간도 함께 조성돼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이용객이 자주 찾는 장소이다. 야간에는 다양한 색채의 조명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더운 여름 가동되는 안개분수도 당현천을 산책하는 주민들에게 힐링이다.

당현천길 2.7㎞ 구간에는 매년 봄가을에 맞춰 계절별 꽃을 파종하고 관목 및 초화류 등을 식재해 하천변 녹색공간을 조성했다. 연도별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특화화단을 연출해 산책로를 걷는 주민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해는 유럽 여행을 테마로 영국, 이탈리아 등의 랜드마크 조형물을 설치하고 나라를 대표하는 꽃을 심었다. 지상 3.5m에서 떨어지는 3개의 꽃폭포도 볼거리다.

또 상계역 지하 당현천 복개 구간 210m를 재정비하고 물과 빛이 흐르는 야외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켰다. 이곳은 낙후되고 어두워 복개 구간 위로 우회해 산책하던 곳이었다. 빛이 들지 않고, 얕은 물이 흐르는 하천의 환경 특성을 살려 빛과 영상을 활용한 공공 미술작품을 설치하고 미디어 작품전과 각종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노원구는 잘 가꾸어 놓은 당현천길에 문화를 입혔다.
'당현천 수상음악회'와 '노원 달빛산책'이 대표적이다. 2022년부터 매년 당현천 광장형 바닥분수와 주변 경관을 활용한 수상무대를 설치하고 고품격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했다.
일상적으로 산책하는 가까운 곳에서 주민 누구나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사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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