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가질 때까진 어림 없어" 반려묘 몰래 빼돌린 시어머니
2023.08.25 05:40
수정 : 2023.08.25 05: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시어머니가 아끼던 반려묘를 몰래 지인에게 보내버렸는데 남편이 시어머니 편을 드는 등 갈등이 생겨 이혼까지 생각한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3일 JTBC ‘사건반장’은 결혼 전부터 키우던 반려묘를 시어머니가 허락 없이 보내버려 남편과 별거하기까지 했다는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다.
사연에 따르면 A씨가 결혼 전부터 키우던 반려묘를 결혼 후 남편과 함께 키웠다고 한다.
두 사람은 남부럽지 않은 신혼생활을 했지만, 시어머니는 반려묘를 키우는 A씨를 탐탁지 않게 봤다. 집에 올때마다 ‘냄새가 난다’ ‘털 날린다’ 등 고양이에 대한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급기야 시어머니는 반찬을 가져왔다며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더니 말도 없이 A씨의 반려묘를 지인에게 보내버렸다. A씨 부부는 난임을 겪고 있었는데 그 원인이 고양이에게도 있다고 하면서 “아이를 가질 때까진 어림도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시어머니와 크게 다툰 끝에 결국 반려묘를 다시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로 고부 관계를 끊냐고 화를 내는 남편과 갈등이 심해져 A씨는 결국 반려묘를 데리고 친정으로 향했다.
이렇게 시작된 갈등은 집안싸움으로까지 번졌다. A씨 가족들은 고양이와 아내를 데리러 온 사위를 문전박대했다.
시어머니도 “지인에게 잘 말해서 (고양이를) 다시 보내줬는데 줬다 빼앗은 거 아니냐. 이렇게 되면 내 자존심은 어떻게 되는 거냐. 이런 걸로 화내는 며느리가 속이 좁다”고 주장하며 갈등은 커졌다.
A씨는 “5년이나 키운 소중한 가족인데 내가 예민한 건지 답답하다. 야속한 남편은 꼴 보기 싫다. 진지하게 이혼해야 하나 싶은 고민이 든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양지열 변호사는 “반려묘 때문에 생긴 갈등이지만 남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은 부부에게 있는 갈등이다”며 “이 상태로 오래가면 고양이 때문이 아니라 남편에 대한 신뢰 문제로 갈 수밖에 없다. 남편이 나쁜 아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성문 변호사도 “시어머니를 완전히 단도리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이 유지가 되지 않을 거 같다. A씨 입장에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겠나. 남편이 결혼 생활을 위해 어머니가 빠져야 한다는 걸 이해시키지 않으면 신뢰감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며느리의 손을 들어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