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뭐라 말하건, 미 금리인상은 끝났다"

      2023.08.27 02:09   수정 : 2023.08.27 02: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5일(이하 현지시간) 잭슨홀 컨퍼런스 연설에서 연내 추가 금리인상 문을 열어 뒀지만 시장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기울고 있다.

연준이 언제 금리인하에 나서느냐는 것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주 공개될 31일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다음달 1일의 8월 고용동향이 예상 외의 큰 폭 상승 흐름을 보이지만 않으면 연준의 다음 행보는 금리 인상이 아닌 금리 인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파월 의장이 연설에서 추가 금리인상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언제 금리를 인하 하느냐로 돌아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25일 파월 발언을 앞두고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파월 발언 뒤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상승세로 돌아서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이 확대된 바 있다.
결국 나스닥지수는 1% 가까이 올랐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WSJ에 따르면 파월은 잭슨홀 연설에서 중앙은행장 특유의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양면성을 강조한 것이다.

파월은 한편으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또 은행 대출 기준이 강화돼 성장과 산업생산이 둔화됐다면서도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예상을 웃돌고 있고, 주택부문도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공격적인 발언으로 초기에는 뉴욕증시를 하락세로 유도했다.

그러나 다음달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리를 올리더라도 "신중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힌 뒤 사정이 달라졌다. 여간해서는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말이 신중해야 하는 이유


파월이 만약 추가 금리인상은 불필요하다는 판단을 속으로 내렸다고 해도 중앙은행장으로서 그의 말이 갖는 무게를 감안해 신중하고 모호한 발언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식의 얘기를 했다가 연준의 기대와 달리 인플레이션이 다시 뛰기 시작하면 말을 뒤집고 금리를 올리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반응해 연준이 원하던 것과 다른 결과를 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의미도 있다.

파월이 아마도 이제 금리는 더 올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면 투자자들이 확신을 갖게 되고, 장기 금리도 내리기 시작해 경제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

금리를 실제로 올리지 않더라도 올릴 듯 말듯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금리를 적절히 올린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현 금리 수준 지나치게 높아


연준 기준금리가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연준의 다음 행보는 추가 금리인상이 아닌 금리인하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현재 연준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5.25~5.5%로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팬데믹 이전을 기준으로 할 때 지금 같은 경제 흐름에 비춰 과도하게 높은 금리 수준이다.

파월은 현 금리가 긴축적인 수준으로 경제 활동, 고용, 인플레이션 하강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리인하는 그렇다면 언제 시작할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아도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이 25일 다시 강조한 것처럼 인플레이션이 명확하게 하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그 시기를 내년 6월께로 판단하고 있다.

내년 6월11~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25~5.5%를 웃 돌 가능성은 38.6%로 예상된 반면 지금보다 0.25%p 이상 낮은 금리가 될 가능성은 6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5.0~5.25% 금리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가장 높아 34%에 이른 것으로 나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