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결혼 안하냐구요?..돈이 없어서요"..독거청년의 울분
2023.08.28 14:40
수정 : 2023.08.28 14: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출생율이 1명을 밑도는 가운데 전 단계인 '부부'의 가능성도 계속해서 옅어지는 분위기다. 결혼에 긍정적인 청년의 비중은 3명 중 1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10명 중 8명은 비혼 상태에서 동거하는 데 동의를, 10명 중 5명은 결혼 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데 동의를 표하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 변화’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청년 비중은 지난해 5월 기준 36.4%로 조사됐다. 10년 전인 2012년(56.5%)보다 20.1%포인트(p)가 줄어든 수치다.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결혼자금 부족(33.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여성(26.4%)보다는 남성(40.9%)이 해당 이유를 많이 뽑았다. 결혼 필요성을 못 느낌(17.3%), 출산·양육 부담(11.0%), 고용 상태 불안정(10.2%), 결혼 상대 못 만남(9.7%) 등의 이유가 뒤따랐지만 남녀 모두 '돈'을 제 1순위 장애물로 꼽은 셈이다. 2순위로 꼽힌 이유도 '결혼 필요성 못느낌'으로 점차 청년들 사이에서 '결혼 무용론'이 떠오르는 추세다.
직업을 선택 시의 1순위도 역시 ‘수입’이었다. 2021년 기준 직업 고려 시 중요 요소에 대한 답변은 수입(35.8%), 안정성(22.1%), 적성·흥미(19.1%), 근무 환경(9.8%) 순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우선시 되는 분위기다.
직업군으로 봐도 10년 전보다 ‘공기업’의 선호도가 부쩍 높아진 모습이다. 2021년 기준 선호 직장은 공기업(23.2%), 국가기관(20.8%), 대기업(20.2%)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국가기관(27.7%), 대기업(19.6%), 공기업(19.3%) 순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공무원보다 공기업의 인기가 더 좋아졌다.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청년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80.9%의 청년이 비혼 동거에 동의하고 있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19~24세가 동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며 미래 부부 숫자도 자연스레 감소가 예측된다. 출산 역시 비혼 상태에서도 가능하다고 봤다. 비혼 출산에 동의하는 청년 비중은 10년 전(29.8%)보다 9.8%p 올라 지난해 39.6%를 기록했다.
결혼 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응답도 53.5%로 절반을 넘어섰다. 2018년 46.4%, 2020년 50.5% 등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여자(65.0%)가 남자(43.3%)보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았고, 연령계층이 낮을수록 비중이 높았다.
이 밖에도 이유가 있으면 이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청년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0년 전보다는 여자가 13.6%p로 남자(9.0%p)보다 크게, 25~29세가 14.2%p로 다른 연령계층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재혼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청년의 비중은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4.7%로 10년 전(18.5%)보다 13.8%p가 줄었다. 더 이상 청년들에게 가정을 꾸리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지 못하는 셈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