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범도 흉상 철거? 얼빠졌다”…與 “선전선동”

      2023.08.28 14:51   수정 : 2023.08.28 14: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육사) 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군·광복군 영웅 5인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데 대해 야권은 28일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국방부가 판단할 일이라며 거리를 두면서도 야권의 비판에 대해 ‘선전선동’이라 규정했다.

국방부는 홍 장군이 옛 소련 공산당 입당 등 이력을 이유로 북한을 상대로 이기기 위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같은 이유로 대통령실과 함께 있는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 청사 앞 홍 장군 흉상도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홍 장군은 남북이 분단되지 않은 해방도 되기 전에 사망했다는 점에서 공산주의 이력을 문제 삼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이를 ‘폭주’ ‘폭거’라 규정하며 책임을 묻겠다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장군은 박정희 정부가 1962년 훈장을 추서했고 진보·보수정권 가리지 않고 역대 모든 정부에서 대표적 독립유공자로 예우해왔다”며 “홍 장군 흉상을 철거하는 건 국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참담한 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우는 반역사적·반민족적 폭거”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만약 윤석열 정권 차원에서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사를 부정하고 친일행적을 지우려는 시도라면 민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나서서 홍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 계획을 취소시키길 요구한다.
그리고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는 반드시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이번에는 홍 장군 등 항일 무장투쟁 영웅들의 흉상을 육사에서 옮기려 한다. 그 얼빠진 폭주를 당장 멈추라”며 “홍 장군은 옛 소련 땅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광복 2년 전에 생을 마감하셨다. 그런데 북한이나 6·25전쟁과 관련짓는 정부의 천박한 인식은 국가와 역사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5년짜리 정권의 꼭두각시 노릇을 자처하며 나라의 군대가 아니라 ‘진영’의 군대로 몰아가는 국방부 정치꾼들과 일부 정치군인들에게 강력히 경고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다.
벌써부터 국방부와 육사가 판단할 일이라고 뒤로 물러나는 모양새인데 그렇게 옹호하는 모습을 국민은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 장군 흉상은 철거가 아니라 다른 기관에 이전하는 것으로, 이걸 가지고 저열한 역사 인식이라고 하는 건 오로지 정쟁으로 일관하는 민주당식 선전선동”이라며 “홍 장관이 독립전쟁 영웅이지만 여러 논란도 있어서 국방부에서 육사와 함께 국민 여론을 감안해 합리적이고 올바른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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