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빈이가 더 기억되길"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유족 눈물의 호소

      2023.08.29 16:29   수정 : 2023.08.29 16: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2번째 희생자 김혜빈씨(20)의 유족이 29일 고인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했다. 유족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주목해 달라고 호소했다.

분당구 서현동이 지역구인 이기인 경기도 의원(국민의힘)은 이날 유족 동의를 얻어 김혜빈씨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미대생 혜빈이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으려 미술학원 아르바이트를 했던 성실한 학생이었고, 본인이 의지했던 사람들처럼 누군가에게 의지가 될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되길 바랐던 바른 학생이었다”며 “유가족들은 더 이상 혜빈이가 익명으로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기억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들어 이렇게 혜빈이의 빈소에서 알린다”고 했다.

김 씨는 생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비가 있을 때마다 좋은 어른들이 있어준 것이 감사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적었다고 한다. 김 씨 계정은 현재 비공개로 전환됐다.



한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9일 최원종을 살인과 살인미수, 살인예비죄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날 최원종에 대해 “폐쇄적 심리 상태로 현실과 단절된 고립된 생활을 하다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스토킹하며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어 “최원종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망상을 호소하는 글을 접하면서 ‘망상이 현실이라는 확신’과 ‘폭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갖고 극도의 폭력성을 발현시켰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원종이 망상 상태긴 해도 상당한 학업능력을 갖췄고, 주식 투자나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했다”며 “범행 전 ‘심신미약 감경’ 등 형을 줄이려는 내용도 검색한 걸로 미뤄 심신미약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원종(22)은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 일대에서 차량으로 인도를 덮쳤다. 이어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 사망으로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