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남은 건 엄마뿐이었는데.." 장기기증자 딸의 애달픈 사연
2023.08.30 10:22
수정 : 2023.08.30 17:57기사원문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린 강미옥씨(58)의 딸 이진아씨가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전한 메시지다.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달 26일 삼성서울병원에서 5명에게 심장과 폐, 간,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
강씨는 지난 7월 22일 개인 사업장에서 일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가 되면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던 강씨의 생전 뜻에 따라 기증에 동의했다.
유족에 따르면 경북 영덕에서 5남 2녀 중 여섯째로 태어난 강씨는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챙겨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딸 이씨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강씨는 남편과 사별했다. 강씨의 큰딸도 22살에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강씨와 이씨는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다고 했다.
이씨는 “이 세상에 남은 건 엄마랑 저밖에 없는데 고생만 하고 떠나신 것 같다"라며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씨는 또 강씨에게 "우리 다음 생에 만나서는 오래오래 헤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하늘나라에서 아빠랑 언니랑 아프지 말고 잘 지내고 엄마가 사랑하는 손자 시현이 씩씩하게 잘 지낼 테니 가끔 꿈에 나와줘"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기증자 강미옥님과 유가족에게 생명나눔 실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생명나눔을 통해 다시 살게 된 분들을 대신해 모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