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단체 "교권침해 놔두고 예산 감축"…'증액' 대학은 환영

      2023.08.31 06:01   수정 : 2023.08.31 16:52기사원문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교육부가 '서이초 교사 추모 9·4교권멈춤의 날'을 불허한 가운데 지난 30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입구에 교육부 등을 규탄하는 교사들의 조화가 놓여 있다. 2023.08.31. hgryu77@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세수 감소로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교직단체들이 교권보호 재정 확보에 차질을 우려했다. 반면 내년도 특별회계 규모가 늘어나는 대학가에서는 환영의 반응이 나왔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지난 29일 편성해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을 두고 유·초·중·고 분야 교직단체들과 대학 협의체 간의 표정이 상반된다.

올해에만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총 세입 76.4%를 차지하고 있는 교육교부금은 올해 본예산과 견줘 9.1% 감액된 68조8859억원이 편성됐다.
경기 침체에 따라 세금이 덜 걷힐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교직단체들은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교권보호 및 회복 종합대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려면 여건 개선이 필요한데 재정 여력이 불충분하다고 우려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정부와 국회가 속도를 내고 있는 교원의 교육권 보장 입법과 정책들은 예산이 뒷받침돼야 실질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며 "교육지원청 단위 민원대응팀과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은 반드시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행동치료 전문가 등 생활지도 담당자를 지정하고 교육청이 완전히 학교폭력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교육부는 말로만 교원을 보호하겠다 하고 내년 예산안에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단체들은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교육지원청 이관을 위한 인력 확충, 수업방해 등 교권침해 학생을 분리할 교내 공간 마련과 지원 인력 예산, 교원배상책임보험 배상액 확대 재정 편성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8.31. bjko@newsis.com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공무원 임금을 직급에 구분 없이 2.5%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나, 고물가와 장기간 보수 인상률이 저조했던 점을 들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전날 이같이 밝히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교사 실질임금은 7.4% 삭감됐다"고 주장했다. 교직수당(25만원)이 23년째 동결됐고 담임(13만원)과 보직(7만원) 수당도 수년간 동결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재정 투입이 확대되는 대학가는 반색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전날 환영 성명을 내고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아래에서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대학 분야 재정지원사업이 담기는 교육부 소관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는 올해보다 5912억원 증액된 14조8567억원 규모로 계획됐다. 특히 대학 자체 혁신계획에 따라 활용 가능한 일반재정지원 사업 예산은 15.0% 늘어난 2조3878억원이 편성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내년 교육교부금 예산에 교권 회복 등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교직단체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행법에 따라 유·초·중·고 예산 편성·집행은 교육교부금을 받은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한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교권회복 등을 위한 예산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별교부금을 추가적으로 투자해 시도교육청의 교권회복 관련 사업 추진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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