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ABCP 만기 두 달간 19.4兆..내년 디폴트 위험 여전

      2023.09.04 05:00   수정 : 2023.09.04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0월까지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만기 규모가 19조4000억원에 달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반기 월평균 만기규모 17조원에는 못미치지만 경색된 시장을 고려하면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이에 금융당국 주도로 PF-ABCP를 만기가 긴 자산유동화증권(ABS)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단기 차환 PF-ABCP→장기 ABS가 해법?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22일 기준 PF-ABCP의 발행잔액은 26조7000억원이다. 만기도래 예정 규모는 9월 12조1000억원, 10월 7조3000억원이다. 두달동안 19조4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부동산 사업장의 대출 만기는 대개 1~3년이다. 자금을 공급하는 ABCP는 1~3개월마다 계속 차환해야 하는 만큼 만기 불일치가 있다.
단기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대량의 ABCP 차환을 위해 단기 시장 금리가 크게 오르고 차환이 실패해 증권사 리스크가 커지는 게 일반적인 중론이다.

금융위는 증권사가 지급보증한 PF-ABCP 등 유동화 증권을 기초자산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하면 이 대출에 적용되는 순자본비율(이하 NCR) 위험값(100%)을 ABCP에 준하는 32%로 완화해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를 통해 20조원이 넘는 유동화 증권 중 약 4조9000억원이 연내 대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보증 PF-ABCP 규모는 약 22조원, 증권사의 PF 대출은 5조원 규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F 사업장의 조달 리스크는 1~3개월마다 반복되고 있다. PF-ABCP는 만기가 짧아 누군가 물량을 받아주더라도 공사 기간 차환 이슈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ABCP를 장기 대출로 바꾸면 나중에 분양대금이 들어올 때까지 차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PF-ABCP의 ABS 전환은 결국 받아주는 주체가 관건이다. ABCP는 직접 돈을 빌려준 게 아닌 채무 보증이지만, 대출로 전환하면 실제 돈을 빌려주는 게 되는 만큼 증권사 등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에서 자금 경색이 여전한 상황 속에서 어려운 해법이다.

부동산 PF 연체율은 저축은행, 증권사, 여신전문사에서 상승 중이다. 3 월말 기준 연체율은 각각 15.9%, 4.1%, 4.2%다. 2022년말 대비 각각 5.5%p, 2.0%p, 2.0%p 상승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시장은 연초 대비 나아졌으나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주택 시장 외에도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개발에서 난항을 겪고 있어 브릿지론(토지매입 등 사업초기 소요되는 단기 차입금) 단계에서 본 PF로 넘어가지 못한 사업장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후취나 이자유예 등의 임시 방편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도 더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현재 정부의 지원 속 PF 시장이 일정 부분 방어하는 것으로 보이나, 2024년 주거용 및 비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크게 반등하지 못한다면 결국 디폴트 사업장들이 다수 출현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 10월께 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부동산 PF 현장 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은 위험 비중이 높았던 중소형 증권사 부동산 PF를 중점적으로 검사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PF 사업에 주력해 관련 익스포저가 컸던 곳으로 거론돼왔다.

캠코 PF 펀드 해법될까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의 1조원 규모 PF 펀드는 운용사(GP) 신한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KB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을 통해 PF 채권을 양수할 계획이다. 캠코에게 지원을 요청한 사업장은 총 86 곳으로 모두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에 가동된 PF 대주단 협약체(만기 연장, 이자유예, 신규자금 지원)는 6월 말 기준 66개 사업장에 대해 금융지원이 이뤄졌다.

배 연구원은 "캠코 펀드 외 정부 차원에서의 PF 지원은 대부분 브릿지론 단계에서 차환을 무리없이 연장하게끔 도움을 주는 성격으로 결국에는 사업장이 실제 본 PF 로 넘어가는 지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 다만 현재 주택,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등 전반적인 부동산 자산 개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캠코 PF 펀드의 투자 대상은 부실 및 부실우려가 있는 PF 사업장이다. 시장가 하락, 비용 상승 등으로 당초 계획 대비 사업성이 저하돼 금융비용이 변제되지 않거나, 본PF 전환, 만기 연장 등 계속사업을 위한 추가 금융조달이 어려운 브릿지론 사업장과 착공 전 본PF 사업장이다. 기존 채권의 권리관계 조정 혹은 재구조화 시 사업성이 회복, 계속사업이 가능한 사업장이어야 한다.

다만 부실화의 원인이 된 사유가 차주측(차주의 임원, 주주 등 포함)이 횡령, 배임, 기타 법령을 위반하는 경우, 법령 위반이 아니더라도 폐업, 도피, 사회적 물의 등을 일으켜 신용도나 평판에 중대한 부정적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투자 유형은 PF채권을 인수·결집 후 채권의 권리관계 정리 및 법률이슈 등을 해소하고 사업·재무구조를 재편하는 재구조화에 60% 이상 투자다. 사업 정상화를 위한 필수 사업비 조달, 본PF 전환 목적 등 신규자금 대출로도 투자한다.
일반담보부채권, 회생채권 등은 매입이 불가능하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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