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계도기간 끝났다" 정부, 지침 위반시 행정처분

[파이낸셜뉴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이 8월 31일 종료된다. 정부는 시범사업이 시작되는 내달 1일부터 지침 위반시 청구금액 삭감, 행정처분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초진이 아닌 재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약 배송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6월 1일 시작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 동안 의료기관에서 마약류 등 의약품 오·남용 처방, 처방 제한 일수(90일)를 초과한 처방 등 지침 위반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위반 사례를 막기 위해 복지부는 내달 1일부터 위반 행위 단속에 나선다.

또 1일부터 '불법 비대면진료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환자, 의료인, 약사 등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지침을 어긴 경우 상담센터(129)에 신고하면 된다.

비대면진료 업체들은 시범사업이 재진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단속이 강화되면서 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입장이다. 이미 비대면진료 업체들은 사업을 재편하고 관련 플랫폼 사업을 축소하는 등 나빠진 사업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대면진료 업체인 닥터나우는 △재진환자 △섬·벽지 거주자 △거동 불편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시범사업 대상자라는 것을 입증할 서류를 환자가 직접 제출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비대면 진료 외에 다른 서비스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제공했던 굿닥도 약 배송을 중단하고, 대면진료 예약 서비스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계도기간에 메듭, 썰즈, 파닥, 체킷, 바로필, 엠오 등 6곳이 넘는 업체들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비대면진료 지침을 위반할 경우 행정처분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비대면 진료 기피현상도 심화될 전망이다. 기피 현상은 이미 확산되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비대면 진료 요청을 일장적으로 거부한 사례가 6월 34%에서 7월 42%, 8월 60% 순으로 급증했다.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는 환자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비대면진료 요청 건수는 5월 일평균 5000여건에서 6월 4100건, 7월 3600건, 8월 3500건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한편 비대면진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시행됐고 이제 시범사업을 거쳐 법제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부와 의료·의약 단체는 비대면진료의 확대에 소극적이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비대면진료의 초진은 국민건강과 현행 의료체계를 지키기 위해서 절대 허용해서는 안되고, 보조 수단으로 이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진료가 감염병법 등 근거를 기반으로 한시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현재 시범사업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전면적 시행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향후 시범사업을 거쳐 제도 정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e-mail]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