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아프리카 민주주의'.. 니제르 이어 가봉서도 쿠데타
2023.08.31 18:19
수정 : 2023.08.31 18:19기사원문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대서양에 접한 중서부 아프리카의 가봉에서는 지난 8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쿠데타가 발생했다.
이번 쿠데타로 약 56년 동안 이어진 봉고 가문의 세습 정권은 막을 내릴 전망이다. 가봉은 1960년 프랑스에게서 독립했지만 1967년 오마르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그가 사망한 2009년까지 약 42년 동안 철권통치를 겪었다. 이후 오마르의 아들인 알리가 2009년 대선에서 당선되어 다시 14년 동안 집권했다.
가봉의 쿠데타는 2020년 이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8번째 쿠데타로 2017년부터 계산하면 17번째다.
외신들은 아프리카 중부에서 잇따라 발생한 쿠데타로 서방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시작으로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가봉 등 전 지역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이들 국가와 관련해 우리 정책을 어떻게 개선할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30일 보도에서 중부 아프리카에서 쿠데타가 급증한다면 아프리카에서 서방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니제르와 가봉 모두 프랑스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던 국가였다.
러시아는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을 내세워 아프리카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으며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의 쿠데타 정권들은 바그너그룹의 병력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신문은 아프리카에서 러시아 외에도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