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당한 여성 살린 버스기사.."이미 유명한 '영웅'이었다"
2023.09.01 07:36
수정 : 2023.09.01 10: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 시내 버스기사가 운행 중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한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8일 오전 9시57분께 세종 보람동 BRT 승강장 부근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60대 여성 A씨가 달리던 BRT 버스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맞은편 도로에서 B5 BRT 버스를 운행하던 세종도시교통공사 소속 버스 기사 김영우씨(53)는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A씨는 버스 앞에 피를 흘린 채로 의식 잃고 쓰러져 있었고, 맥박이 뛰지 않는 상황이었다.
A씨의 상태를 확인한 김씨는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하고 발바닥도 함께 주물러줬다. 3분여가 지나자 A씨는 기침을 토해내며 의식을 되찾았고 김씨가 A씨 구급활동을 하는 동안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은 119에 신고했다.
A씨의 의식이 돌아온 것을 확인한 김씨는 곧바로 버스로 돌아가 운전을 재개했다.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 '저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엔 안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환자 의식이 돌아오는 것을 확인하고 '내 임무는 여기까지'라는 생각으로 바로 다시 내 본업을 하러 간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이미 여러 차례 사고 현장에서 사람 목숨을 구하거나 절도범을 잡아 주변에서 '시민영웅'으로 불려왔다.
지난 2018년 김씨는 전복된 승용차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운전자를 구했으며, 2019년에는 대전 한 백화점에서 손님 가방을 훔쳐 달아나던 도둑을 킥보드로 추격해 붙잡았다. 2020년에는 버스 운전 중 충돌사고를 목격하고 의식 잃은 운전자를 구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2년 전 제9회 세종시민대상에서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김씨는 "평상시 심폐소생술 교육이 있을 때마다 관심 있게 교육을 받아왔는데, 교육 덕분에 이날을 포함해 일상생활 속에서 생명을 구한 적이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심폐소생술을 할 때마다 늘 마음속으로 '이 사람이 제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린다"며 "의식을 회복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다른 선한 영향력을 퍼뜨려주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도순구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은 "정확한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조사 뒤 회사 차원에서 김영우씨를 위로 격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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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