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1월부터 PC 등 수입제한...삼성, PLI 도입 놓고 고심

      2023.09.03 15:31   수정 : 2023.09.03 15:31기사원문

인도 정부가 오는 11월부터 노트북과 개인용 컴퓨터(PC), 태블릿 등을 판매하는 기업들의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이들의 제품 수입을 사실상 금지한다. 이에 따라 HP, 레노버, 델테크놀로지스 등 경쟁사들이 인도의 제조업 육성 정책에 동참한 가운데 삼성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P, 레노버,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 32개사가 인도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조건으로 인도 정부로부터 총 2조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다.



앞서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인도 내 제조업 육성을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생산연계인센티브제도(PLI) 도입을 지난 5월 발표했다. 향후 6년간 자국에서 연간 목표 이상을 생산·판매하는 제조업체에 캐시백 형태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이번 조치로 인도에서 410억달러(약 54조원) 상당의 IT 제품이 생산되고 일자리도 7만5000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도 정부는 지난달 노트북 등의 제품을 판매 목적으로 인도에 수입하는 회사는 인도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사실상 수입을 제한한 셈이다.

당초 이 조치는 즉시 이뤄졌으나 관련 제품 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3개월간 과도기를 두고 11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에 인도 PC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HP, 레노버,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은 고심 끝에 인도 PLI를 신청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인도 PC 시장 내 점유율은 HP(31.1%), 레노버(16.2%), 델(15.3%), 에이서(11.4%), 에이수스(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애플과 삼성은 아직 PLI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애플은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가 악화되자 중국에 쏠린 아이폰 생산 라인 비중을 인도로 옮기고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인도시장 내 매출은 대부분 아이폰인 반면 노트북, 태블릿은 그 비중이 크지 않다. 이에 당장 인도에서 노트북, 태블릿을 생산할 필요성은 못 느끼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인도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태블릿을 포함, 인도 PC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5위(7.9%)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연간 1억대 이상의 스마트폰과 함께 일부 태블릿도 생산하고 있지만 이 곳에서 PC는 양산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인구가 많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삼성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면서 “노이다 공장에 생산 라인만 설치하면 큰 문제는 없을텐데,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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