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근무 싫어요'...인재 확보 비상에 파격혜택 들고 대학 찾는 기업들
2023.09.05 14:09
수정 : 2023.09.05 14: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업턴(경기상승 국면)을 대비한 인재 확보를 위해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과거 지원자들을 기다리던 기업은 최근 공학 인재 감소, 지방 근무 기피 등으로 인재 확보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대학을 찾아 졸업이 수 년 남은 학생들의 채용까지 확정 짓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고 인재 '입도선매'에 나섰다.
'파격혜택 제시' 반도체업계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1위 기업인 LX세미콘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7일까지 '2023 산학장학생'을 모집 중이다.
대전이 본사인 LX세미콘은 이번 산학장학생 모집 포스터에서 회사의 설명에 '서울라이프'를 적극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전이 본사임에도 서울 근무를 적극적으로 내세운 데에는 지방 근무 기피하는 우수 공학인재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31년 학·석·박사 기준으로 총 5만4000명 수준의 인력 부족이 예상되면서 인재 확보에 반도체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DB하이텍은 지난 6월 서울대 입사연계 산학장학생 특펼채용에 이어 △경북대 △서강대 △한양대에서 반도체 인력양성 코스 2기를 10월까지 모집 중이다. DB하이텍 측은 △DB하이텍 소자개발 및 DB글로벌칩 회로설계 부문 채용 확정 △장학금 및 학업격려금(학사 1년+석사2년) △200만원 상당 노트북 지급 등 혜택을 제시했다.
'재계 맏형' 삼성도 채용연계형 계약학과와 별도로 산학인재 연계트랙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서울대(SSSP) △서강대(SSES) △KAIST(EPSS) △POSTECH(PSEP) 등 4개 대학과 반도체 트랙을 개설했다. 석사생의 경우 등록금 면제와 연 1000만원 이상의 장학금과 혜택이 제공된다. 이들 트랙을 수료한 학·석사생은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에 입사해 수혜기간의 2배를 근무해야 한다.
디스플레이·부품업계도 대학에 '밀착'
디스플레이업계와 부품업계도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LG디스플레이는 산학장학생 프로그램인 'LGenius' 장학생을 오는 10일까지 모집한다. 모집분야는 △디스플레이 설계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공정선행기술 등 영역이며, 합격 시 석·박사생의 경우 등록금과 매달 학비보조금과 LG디스플레이 입사 기회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KAIST와 함께 'EPSD-KAIST'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LG이노텍은 서강대와 'LG이노텍트랙'을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를 불문하고 석·박사급 공학인재의 절대적인 수가 줄면서 기업들의 연구·개발(R&D)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면서 "초격차 기술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 짓는 시대가 온 상황에서 기업들이 우수 공학인재 대상 입도선매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