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中 옆 이야기까지 들리네"..굴착기도 전기 시대

      2023.09.05 11:30   수정 : 2023.09.05 11:30기사원문

【경기(안산)=홍요은 기자】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의 HD현대인프라코어 기술교육센터. 연습장에 들어서자 전폭이 1m도 안되는 크기의 1.7t급 디벨론 미니 전기굴착기 'DX20ZE'가 눈에 들어왔다.

탑승해 시동을 걸자마자 "윙"하는 기계소음이 시작됐지만 같은 버전 디젤 굴착기와 비교해 소리와 진동이 확연히 작았다. 굴착기 옆에서 담소를 나누는 이들의 이야기가 모두 들릴 정도였다.

오락실 조이스틱처럼 생긴 레버를 천천히 당기자 버켓이 움직이며 흙을 부드럽게 파냈다.

세계 5번째 전기굴착기 양산 "친환경 시장 선제 준비"
HD현대인프라코어가 전기 굴착기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것은 지난 2020년 시제품을 공개한 지 3년 만이다. 세계의 굵직한 메이저 건설기계사들에 이어 세계 5번째 전기굴착기 양산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친환경 건설기계로 전환하기 위한 행보다.

황인찬 상품기획팀 책임매니저는 "유럽은 이미 제조사들이 전동화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지만 국내는 환경 규제나 보조금 등이 유럽보다 덜 활성화됐다"며 "시장이 더 열릴 것을 대비하는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빠른 양산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DX20ZE은 내연기관 대신 HD현대인프라코어가 자체개발한 배터리팩과 고성능 모터가 탑재됐다. 소음이 적을 뿐 아니라 엔진오일, 필터 등 엔진관련 소모품의 교환이 필요 없다. 유지관리 비용이 적지만 동급 내연기관 장비와 동일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충전은 완속 충전기 사용시 6시간, 급속 충전기 사용시 1.5시간이 소요되고 가동시간은 4시간이다.

전재석 소형건기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사전 고객 테스트만 3~4개월을 거치며 작업 비율과 각종 부하 시나리오를 통해 최적의 가용, 충전시간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회전 반경 작아 '도심·협소지 작업' 강점

특히 소선회형 디자인으로 회전 반경이 작기에 도심 작업에 용이하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실제로 굴착기 본체를 좌,우로 회전시켜 봤을 때도 본체가 바퀴 바깥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가변식 트랙이 적용돼 트랙 확장 시 1360㎜로 동급 최대 전폭, 트랙 축소시 950㎜ 동급 최소 전폭으로 줄어들어 실내 및 협소지에 진입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현재 DX20ZE의 첫 판매주문은 유럽에서 들어왔고, 국내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는 상태다. 양산된 총 30대 중 10대가 판매를 위해 유럽 시장으로 보내진 상황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번 미니 굴착기를 시작으로 친환경 건설기계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경재 한국영업팀 매니저는 "현재 미니에서 좀 더 중량이 된 2t,3t급뿐 아니라 14t급 중형 굴착기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대형 건설 현장에 주로 쓰이는 20t급 이상의 대형 건설기계는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해 2026년 상용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