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주애 의전규범 만드는 단계”…국정원 “김정은 후계자 판단은 성급”
2023.09.05 19:06
수정 : 2023.09.05 19: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통일부는 5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에 대한 의전 규범을 만드는 단계라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주애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라고 보기는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가정보원도 전날 내놓은 입장과 같다.
통일부는 8월 27일 김 위원장의 해군사령부 방문 일정을 다룬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 보도를 집중 분석했다. 주애는 지난해 11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과 동행하며 처음 매체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탄도미사일 무기고 시찰, 건군절 기념 북한군 장성 숙소 방문,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군사정찰위성 1호기 시찰 등 주로 군사 일정에 나타났다.
이 중 주목이 쏠린 건 김 위원장이 해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할 때 주애가 레드카펫에서 비켜난 위치에서 군 원수인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강순남 국방상을 뒤에 세운 채 걷는 장면이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사 사열을 하자는 약속을 한 것으로 보이며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공식 의전”이라고 설명했다.
군인회관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주애가 주석단에 앉아 김 위원장의 연설문으로 보이는 종이를 넘겼다.
이 당국자는 “다른 장성들 앞엔 놓여있지 않은 문서가 딸 앞에만 놓여있는 건 처음이며 주석단에 앉은 것만큼이나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노동신문 기준 주애가 나오는 보도는 총 15회로 군사 부문 보도가 12회다. 김 위원장이 주요 군사 일정에 주애와 동행하는 건 군사·경제 치적을 과시하고 군 충성을 유도하려는 목적이라는 게 통일부의 분석이다.
다만 주애를 김 위원장으로 후계자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통일부 입장이다. 당국자는 “나이가 어리고 노출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시기상 후계자라 논하긴 성급하다. 다만 최소한 세습 의지는 갖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도 전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은 (남성 중심) 백두혈통에 대한 집착이 강해 현 단계에서 주애를 후계자로 판단하는 건 성급하다”고 밝힌 바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